심장이 몸 밖에 달린 어린이…세계 최초 수술 성공
[앵커]
심장이 몸 밖에 매달린 채 태어나 7년 넘게 살고 있는 어린이가 있다면 믿어지시나요?
희소 질환을 앓는 인도네시아 어린이 이야기인데요.
이 아이의 심장을 몸 안으로 넣는 수술을 국내 의료진이 맡아 세계 최초로 성공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박광식 의학전문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7살 인도네시아 어린이 미카엘.
성인 주먹만한 심장이 몸 바깥 피부 주머니에 매달려 박동합니다.
심장이 몸 밖으로 탈출한 선천성 기형 '심장 이소증'입니다.
대부분 사망한 채 태어나거나 생후 사흘을 못 넘기는데 미카엘은 부모의 관심 속에 7년을 버텼습니다.
[아구스틴/미카엘 어머니 : "심장마비가 올까봐 항상 걱정했습니다. 평상시에도 아이가 굉장히 숨이 가쁜데…"]
현지 교회를 통해 소식을 접한 세브란스병원 의료진은 더 이상 치료를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신유림/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외과 교수 : "예상했던 것보다도 더 심장이 많이 튀어나와 있으면서 배 쪽으로 많이 내려와 있는 상태였고요. 심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미카엘의 경우 튀어나온 심장을 가슴 안에 넣을 공간이 전혀 없었습니다.
무리하게 넣었다가 폐와 심장 모두 짓눌릴 수 있는 상황.
의료진은 포기하지 않고 배에 심장을 집어넣기로 했습니다.
배 안 장기들을 옆으로 밀어내고 인공 횡격막을 사용해 공간을 만든 뒤 심장을 집어넣었습니다.
수술 결과는 대성공.
달려있던 심장은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심장 이소증' 어린이 수술에 성공한 건 세계 최초입니다.
[신유림/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외과 교수 : "수술하고 나서 간과 장이 많이 부어 있었는데 부어 있던 것도 많이 해소가 됐습니다. 그리고 아이 상태는 지금 안정적입니다."]
평생 집 밖에 나가지도 못했던 미카엘, 이젠 여느 어린이와 같이 외부 활동이 가능합니다.
[아구스틴/미카엘 어머니 : "몸 밖에 있던 심장이 안으로 들어갔다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너무나 놀라운 일이고 너무나 감사합니다."]
기적 같은 미카엘의 이야기는 희소 질환 환자들에게 희망의 빛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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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식 기자 (docto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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