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전체가 예술작품? 시선 멈추는 곳마다 ‘즐거움’이 무료인 이곳
유비쿼터스 체험기로 모두를 위한 박물관
덥고 습한 여름철, 밖으로 한 걸음만 내딛어도 불쾌지수가 배로 높아지는 때이다. 따가운 햇살에 푹푹 찌는 더위까지 외출이 꺼려지는 요즘, 시원하고 쾌적한 실내 놀거리를 찾고 있다면 주목해 보자.
서울의 중심, 종로에서 우리나라의 공예를 주제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무료 박물관을 소개한다.
대신 근처 주차장을 이용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된다.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에서 2분만 걸으면 금세 도착하니, 지하철로 방문하길 추천한다.
자세히 보니 평범한 그림이 아니라 자수였다. 자수 전시관에 맞춰 저런 세심한 부분까지 자수로 꾸미다니, 감탄으로 관람을 시작했다.
창밖으로 고즈넉한 한옥과 기왓장이 보여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전시관을 이동하는 간이 계단에도 공예품이 늘어서 있다. 유리, 원목, 금속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든 풍경이 사람들이 움직이며 나는 바람에 따라 흔들리는 모습이 아름답다.
원형 튜브와 수영하는 사람의 모습 등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도자기가 쇼윈도 안을 가득 채워 수영장 풍경을 재현했다.
도자 공예품 뒤로는 굴절 거울을 놓아 공예품의 뒷면까지 세세히 볼 수 있다. 게다가 이 굴절 거울 덕에 전시를 보기 위해 앞에 선 사람까지 물속을 유영하는 것처럼 보여 재미까지 더했다.
물에서 첨벙이던 기억, 찰랑이는 수영장을 바라보던 기억 등 어린 시절의 즐거운 추억과 시간이 흐른 뒤 드는 감정이 만나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알록달록 여름과 잘 어울리는 스위밍 풀의 제작자인 최민지 작가를 만났다.
▶ 박물관 관계자의 추천을 받아 공예 트렌드 페어에 출품했다. 공예 트렌드 페어는 신진작가들이 작품을 알리려 많이들 출품하는데, 그곳에서 선정돼 공예 박물관의 쇼윈도에 전시하게 됐다.
- 그럼 페어는 주제가 정해져 있나.
▶ 아니다. 부스별로 각자의 주제를 가지고 공예품을 전시한다. 나는 물과 관련한 기억을 회상하는 것이 주제였다.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이제까지 살아오며 쌓인 물과 관련한 감정과 생각이 더해져 새로운 기억 이미지를 만든다. 동경이 될 수도 있고, 어떤 인물이 될 수도 있다. 이 작품은 그런 것들이 모여 만들어진 모습이다.
- 작품에 밝고 선명한 색을 사용해서 그런지 여름과 잘 어울린다.
▶ 기억 회상에 따라 즐겁고 행복한 느낌을 주려고 그런 색을 사용했다. 밝고 진한 색은 어린 시절 물에 대한 기억과 자라오면서 받아들인 ‘여름’이란 이미지에 걸맞다. 수영장 같은 이미지를 나타내기에도 적합한 것 같아서 사용했다.
- 크고 작은 도자기가 많은데, 다 직접 만든 건가.
▶ 다 직접 만들었다. ‘핸드 빌딩’이라고, 틀을 사용하지 않고 하나하나 다 손으로 빚어 만드는 공법이 있다. 작은 도자기 하나까지 모두 직접 빚어 만든 작품이다. 속이 꽉 찬 도자기 속을 파내서 가마에 굽는다. 도자기 속을 비우거나 작더라도 공기구멍이 있어야 손상 없이 구워진다. 조금 큰 도자는 다 속을 파냈고 작은 것들은 공기구멍을 냈다.
- 줄무늬나 꽃 패턴의 수영복이 눈에 띈다. 이런 디테일도 다 기억 속에서 나온 건가.
▶ 그렇긴 하지만, 살아오면서 보이는 이미지의 영향을 받기도 했다. ‘수영복’을 떠올리면 바로 생각나는 직관적인 이미지가 별로 없다. 근데 줄무늬 수영복은 사람들이 봤을 때 한눈에 “아, 수영복이구나”하고 알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했다. 원형 튜브나 풍선 공도 마찬가지다.
- 기억과 더불어 여러 요소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
▶ 맞다. 작품 안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공중에 매달린 작은 도자기들은 기억 속의 인물과 상황을 나타낸다. 수영장 타일 위에 앉아있는 큰 도자기들은 물에 대한 감정을 나타낸다. 기억뿐만 아니라 여러 요인에 영향을 받아 만들었다.
더위도 피하고 눈도 즐거운 서울 공예 박물관에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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