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 김남길 “정우성인데? 멋짐 말고 개성으로 승부수”[인터뷰]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kiki2022@mk.co.kr) 2023. 8. 18.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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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빌런 만들고자 노력...정우성이었기에 가능”
“자유로운 이정재, 디테일 갑 정우성...둘 다 힘들어”
“연출 도전? 기회 온다면 OK”
영화 ‘보호자’에서 예측불허 광기 열연을 펼친 김남길. 사진I길스토리이엔티
“저만의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 다 쏟아부었어요. 의심이 들거나 걱정이 될 때면, 정우성 감독을 믿고 갔죠. ‘보호자’였기 때문에 가능한 도전이었어요.”

정우성의 장편영화 데뷔작인 ‘보호자’는 10년 만에 출소해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고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는 수혁(정우성 분)과 그를 노리는 이들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 감성 액션물이다. 정우성이 주연 겸 감독을 맡았고, 김남길 박성웅 김준한 박유나 등이 출연한다.

김남길(43)은 극 중 일명 ‘세탁기’라 불리는 2인조 해결사 중 ‘4차원’ 우진으로 분했다. 수혁을 죽이기 위해 나섰다가 예기치 못한 상황에 직면하는 개성갑 빌런으로 등장해 내내 시선을 빼앗는다.

영화 공개 후 ‘광기의 캐릭터’란 평가를 받은 그는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땐 마냥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 우성이 형과 함께 하는 누아르라면 멋지겠다는 기대감이 컸다. 정우성의 액션을 보고 배우의 꿈을 키워왔으니, 마냥 설렐 수밖에”라며 웃었다.

이어 “막상 하기로 하니 나는 우성이 형과 전혀 다른 전략을 세워야 했다. 멋진 걸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도, 적수도 안 되지 않나”라며 “특별한 레퍼런스 없이 인물 자체의 드라마에 굉장히 집중했고, 본능적으로 표현했다. 영화적 인물에 김남길의 모습도 가미됐고, 여러가지 도전이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파트너 ‘진아’(박유나)와는 처음엔 멜로 라인으로도 이야기가 있었지만, 아무래도 나이 차 등 무리수가 있어 담백하게 걷어냈어요. 저는 자신이 있었지만 정우성 감독님이 말리셨죠.(웃음) 지금 생각하면 유나 배우가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았을 텐데 정말 잘 해준 것 같아요. 저도 그 덕분에 더 우진스럽게 연기할 수 있었고요.”

김남길이 연기 호흡을 맞춘 박유나를 칭찬했다. 사진I길스토리이엔티
무엇보다 아이 같은 엉뚱함과 천진함, 짐승 같은 잔혹함이 공존하는 예측 불허 캐릭터로 만들고 싶었단다.

그는 “천진난만한 면은 나의 어느 모습과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사실 연기할 때는 그게 더 어렵다. 코미디 영화를 찍을 때도 주변에서 ‘그냥 김남길인데?’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이번에도 편하겠다고 생각했는데 내 모습에 가장 가까운 캐릭터라고 해도, 연기할 때는 어렵더라.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같은 어둡고 다운된 캐릭터가 더 편하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오히려 상대 배우가 있고, 묵직한 메시지를 갖고 있는 캐릭터와 붙어있다 보니까 제 캐릭터가 극의 흐름을 깨지는 않을까 하는 고민이 있었다. 다만, ‘보호자’에선 관객들이 보다 친숙하고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숨을 쉴 수 있게 하는 캐릭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 역할에 충실했다. 혼자 튈까 봐 밸런스 적인 부분에서 고민도 있었지만, 최대한 자연스럽게 다가가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보통 킬러는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처럼 쏠려 있는 경우가 많잖아요. 오로지 저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어요. 언제 제가 또 이런 캐릭터를 할 수 있을지 모르니까.(웃음) 이런 장르, 또 정우성 감독님이 하는 연출 안에서만 가능했던 도전이에요. 예측이 불가능하고, 통제할 수 없어 두려움을 유발하는 캐릭터였으면 했고요. 정우성 감독을 믿고 갔습니다.”

김남길은 감독 도전에 대한 꿈을 조심스레 털어놓았다. 사진 I길스토리이엔티
이로써 그는 영화계 ‘청담 부부’로 불리는 이정재·정우성의 연출작에 모두 출연했다. 지난해에는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 ‘헌트’를 통해, 올해는 정우성의 ‘보호자’를 통해. 이 또한 남다른 이력이요, 강력한 의리다.

김남길은 “이정재는 자유롭고, 정우성은 섬세하다”며 “이정재는 넓게 보고 맡기는 편이고, 우성 형은 믿고 맡기면서도 세세한 부분까지 챙겨주시고 디테일이 대단하다. 현장에서 굉장히 바쁘게 움직이신다. 둘 다 힘든 스타일”이라고 털어놔 폭소를 안겼다.

끝으로 “연출 도전 욕심은 없나”라는 질문에 그는 “2013년 삼성전자 ‘갤럭시 S4’ 브랜드 필름 행사의 일환으로 정우성 형과 양익준 감독, 구혜선 감독과 함께 총 4편의 단편영화를 연출한 적이 있다. 그때 느낀 것은 역시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는 것”이라며 “‘감독들에게 정말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었지만 배울 게 많았다. 배우가 연출과 연기를 동시에 하면 좋다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저도 형들을 보며 굉장히 자극받고 있어요. 배우도 쉬운 직업은 아니지만 감독은 전체적인 것을 다 아우르면서 고충도 더 크고 어렵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의미에서 정말 대단한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좋은 기회가 된다면 저 또한 해보고 싶어요. 욕심이라기보다는 민폐가 되지 않는 선에서요.”

‘보호자’(감독 정우성)는 지난 15일 개봉, 극장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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