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광장] 서이초 교사의 극단적 선택이 남긴 사회적 숙제
각 교육청 대응책 내놨지만 효과는 '미지수'
학생·학부모·교사 'ㅇㅇ다운' 모습 보여야
얼마전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교 내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교권문제가 큰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더욱이 현재 조사중이긴 하지만 이 교사는 학부모와의 갈등으로 인해 이같은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교권에 대해 큰 파문을 일으켰다.
교육부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취합한 자료 등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올해 6월말까지 극단적 선택을 한 초·중·고 교원이 100명에 달했다.
이 기간동안 충청권에서도 충남 7명, 대전 5명, 세종 3명 등 15명의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교사들의 극단적 선택이 모두 교권침해 때문은 아닐지라도 학생들의 폭언 및 폭행,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 등 교육활동 침해행위와 전혀 관계가 없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 충청권에서는 학생 및 학부모들에 의한 교권침해 사례가 해마다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활동 침해 사례는 지난 2020년 35건, 2021년 66건, 2022년 70건느로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충남교육청에 따르면 충남의 경우에도 2019년 109건, 2020년 74건, 2021년, 158건, 2022년 188건으로 2020년만 소폭으로 줄었을 뿐 해마다 건수가 큰폭으로 늘고 있다.
교권 침해 유형을 보면 모욕명예회손이 81건으로 가장 많았고 학생들의 생활지도 불응 27건, 상해폭행 18건, 성적모욕감 및 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 16건, 정보통신망 이용 불법정보 유통과 정당한 교육활동을 반복적으로 부당하게 간섭 12건 등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교권침해가 사회문제로 부각되면서 충청권 각 교육청에서는 교권회복 등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세종교육청은 전국 처음으로 학교 현장에서 발생하는 교권 침해 행위에 빠르게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학교별 전담 변호사를 두고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이들 전담 변호사들은 교육활동 침해 사안이 발생해 학교에서 요청을 하게 되면 법률 자문을 해주는 형태다.
충남교육청도 교권 보호를 위해 다양한 대응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학부모 민원 발생 시 관리자 주관하에 대처하고 학교방문예약제 등을 통한 사전 예방, 악성민원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고발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무분별한 아동학대신고로부터 교원을 보호하기 위해 관련 법령 개정을 다양한 경로로 요구하고 있다.
법령개정 전이라도 선제적으로 모든 학교의 교칙 개정을 통해 생활지도권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수업방해나 생활지도 불응 시 수업배제, 출석정지 등 즉각적인 처리기준도 제시하고 있다.
피해교원 보호를 위해 교권보호센터 법률상담(전담변호사)과 심리상담 지원, 중대사안의 경우 교육청에서 고발하고 교원안심공제를 통해 검경 수사단계 부터 소송비·상해치료비·손해물품비·긴급경호서비스 지원 등의 방안을 내놨다.
특히 교육활동 침해 예방교육 강화와 학생지도에 어려움을 겪는 신규교사에 대한 심리지원, 생활지도 연수도 강화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중앙정부에서는 교권침해 사태와 관련 학생인권조례로 인해 이같은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선 교사들의 생각은 좀 다른 듯 하다. 한 중학교 교사는 교권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의 인권도 중요문제라며 학생인권조례 보다는 아동학대법이 교사들의 교권을 침해하는데 더 많이 악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많은 교사들은 학생들이 수업중 어떠한 행동을 하더라도 제지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요즘 학생들은 학교 선생님보다 학원 선생님을 더 무서워한다며 쓴 웃음을 짓고 있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가네' 어려서 학교에 다닐때 많이 부르던 '스승의 은혜'라는 노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선생님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대다수다. 언제부터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로 전담변호사를 세우고 고소·고발로 이어지게 됐는지 안타깝다. 우리 모두가 '학생은 학생답게, 학부모는 학부모 답게, 교사는 교사답게' 행동한다면 학교는 좀 더 학교다워지고 사회는 더 아름다워지지 않을 까 기대해본다. 이권영 충남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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