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2' 손석구 "연기에 답은 없어…계속 노력할 뿐" [인터뷰]

손석구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드라마와 영화는 물론 OTT(온라인 동영상 플랫폼)까지 점령하며 명실상부 대세 배우로 떠오른 손석구가 인기의 무게감에 대해 이야기했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 시즌2'(극본 김보통·연출 한준희)는 군무 이탈 체포조(D.P.) 준호(정해인)와 호열(구교환)이 여전히 변한 게 없는 현실과 부조리에 끊임없이 부딪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현실적인 스토리와 박진감 넘치는 전개로 호평을 받은 'D.P.'의 후속편이다. 극 중 손석구는 지난 시즌에 이어 임지섭 대위 역으로 활약했다.

"보자마자 감독님에게 '정말 위대한 일을 해내신 것 같다'는 말씀을 드렸다"는 시청 소감을 전한 손석구는 "보통 드라마를 찍을 땐 회차가 많다 보니 팀이 둘로 나누어지는 경우도 많은데, 'D.P.'는 한준희 감독님이 홀로 12개의 에피소드를 완성하셨다. 고생을 많이 하셨을 텐데 완성된 결과물에 굉장히 만족했고 감독님이 고생하시고 고민하신 게 보였다. 그래서 보자마자 감독님에게 저 말을 건넸다"라고 설명했다.

손석구는 특히 시즌2의 분위기가 지난 시즌과는 다르다는 점이 가장 만족스럽다고 들려줬다. 그는 "보통 시즌1이 성공하면 거기에 의존하기 마련인데, 감독님은 뭔가 색다르고 심화되는 이야기를 하셨더라. 도전적으로 그런 선택을 한 게 무척 멋있었다. 또 전체적인 만듦새가 더 완성도 있지 않았나 싶다. 아무래도 스태프들이 두 개의 시즌을 연달아 함께했기 때문에 제한된 장소와 회차 안에서 촬영하는 노하우가 생겼고, 더 효율적이고 짜임새 있게 찍을 수 있었는데 이 덕분에 원숙해진 느낌이 들었다"고 밝히며 자신의 팀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엔딩의 만족도도 높다고 강조하며 "개인적으로 작품이 끝났을 때 그 안에 있는 캐릭터들이 실제로 어딘가에 살고 있는 사람처럼 느껴지고 계속 이야기가 진행될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여운이 많이 남는데, 'D.P.'가 그랬다. 댓글에서도 안준호가 어디에선가 계속 살아갈 것 같다는 글을 봤는데 많이 와닿더라. 준호에게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은 상태에서 끝이 나는 'D.P.'의 엔딩이 굉장히 좋았고 마음에 들었다"라고 말했다.

손석구가 연기한 임지섭은 시즌을 거듭하며 가장 큰 변화를 보여준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시즌1에선 윗선의 명령을 우선시하다 준호-호열과 대립하는, 그야말로 FM(야전교범, Field Manual)스러운 육사 출신 장교의 모습을 띄었다면 시즌2에선 큰 사건을 겪고나서 준호-호열과 손을 잡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 기싸움을 벌였던 박범구(김성균) 중사와 친구처럼 티격태격하거나 힘을 합치기도 한다.

이런 지섭을 연기한 손석구는 "지섭은 준호와 호열이 일으킨 변화의 결괏값을 보여주는 인물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하면서 "시즌1에서 관객들은 준호와 호열의 이야기를 바라보며 사고가 확장되거나 편협해지는 등 다양한 변화를 겪게 되는데, 지섭은 이 두 아름다운 청년의 행동으로 인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대표적인 캐릭터다. 이렇게 자기만 생각하던 사람도 이런 변화를 맞이할 수 있구나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있는 인물이지 않나 싶다. 또 장교가 뭔가를 가르치기보단 거꾸로 병사가 장교를 가르치는 구조이지 않냐. 건강한 모범 같은 느낌이라 좋았다"라고 이야기했다.

지섭은 시즌2에서 큰 사건을 겪 게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심성이 착하고 누구보다 군인다운 군인인 줄 알았던, 병사 신아휘(최현욱)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줄 알았던 나중석(임성재)이 알고 보니 두 개의 얼굴을 지니고 있던 인물이라는 걸 뒤늦게 알게 된 것. 이로 인해 지섭은 자신의 가치관을 두고 큰 혼란에 빠지기도 한다.

"내가 본 지섭은 끊임없이 흔들리는 사람이었다. 그런 점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서 들려준 그는 "물론 12개의 에피소드만으로 다 보여드리는 건 어렵고 힘들지만 어느 정도 힌트만이라도 드리고 싶었다. 어떤 마음을 먹고 결심을 갖고 변화를 맞이하고 싶지만 계속된 두려움으로 인해 갈팡질팡하고 흔들리는 지섭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보여드리려 노력했다"라고 밝히면서도, "다만 아무리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더라도 작가님과 감독님이 준비를 하신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 생각한다. 대본이 나오기까지 두 분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셨겠냐. 난 그냥 마지막에 체리를 올려놓는 정도다. 내 안에서, 내 경험을 토대로 표현만 하면 됐기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에만 최선을 다했다"라고 겸손하게 덧붙였다.

하나 이런 겸손한 소감과는 달리, 손석구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시청자들의 자연스러운 입소문을 이끌었고 'D.P. 시즌2'는 공개하자마자 각종 화제성, 콘텐츠 랭킹 순위 1위를 휩쓰는 기염을 토했다. 이로써 손석구는 지난해 JTBC '나의 해방일지'를 시작으로 디즈니+ '카지노'와 영화 '범죄도시2'까지, TV·OTT·영화 등 모든 플랫폼을 제패하는 데 성공했다.

누가 봐도 대세 배우 반열에 오른 그이지만, 손석구는 "아직까진 대세라 생각하진 않는다"라며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지금이 내 커리어의 전성기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라며 "또 이런 시기가 올까 싶기도 하고, 감사하고 열심히 하자라는 마음으로 매 순간을 임하고 있다. 사실 대세나 스타는 저 높이 있는 느낌이 있지 않냐. 그런 면에서 아직은 아닌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계속해 좋은 작품을 선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냐는 물음엔 "없다"라고 고민 없이 답하며 "연기는 그때그때마다 다른 글을 만나 다른 연기를 해야 하는 것이고, 그렇기에 뭐가 좋은 연기이고 나쁜 연기인지 수치로 따질 수 없지 않냐. 정해진 답이 있는 것도 아니다. 때문에 난 작품이 정해지면 그저 이게 베스트라고 믿고 가는 편이다. 뭔가 큰 그림을 그리고 '이 작품을 뛰어넘을 만한 작품에 출연해야 해'라고 생각하기보단 매번 주어지는 순간에 최선을 다하며 믿고 갈 뿐이다"라고 말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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