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년물 금리, 금융위기 전 수준 ···나스닥 1.17%↓[데일리국제금융시장]

뉴욕=김흥록 특파원 2023. 8. 18.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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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존스 0.84%↓, S&P500 0.77%↓
10년물 수익률 2007년 11월 이후 최고치
실질금리 상승이 국채수익률 상승 불러
일각선 10년 물 수익률 5% 전망도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뉴욕증권거래소 앞으로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서울경제]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는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뉴욕 증시를 눌렀다. 시중 금리가 오르면서 기술주들의 부담이 커졌다.

17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290.91포인트(-0.84%) 하락한 3만4474.8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33.97포인트(-0.77%) 내린 4370.3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157.7포인트(-1.17%) 하락한 1만3316.93에 장을 마감했다.

채권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대형 기술주도 하락했다. 매그니피센트7 종목 중에서는 알파벳만이 유일한게 1.05% 상승했다. 메타와 테슬라는 각각 3.13%, 2.83% 하락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도 이날 각각 1.46%, 1.1% 하락했다. 국채 수익률이 올라가면 미래 수익에 대한 할인율이 거쳐 기업의 현재 적정 가치가 하락한다. 현재 기업가치에서 미래수익 비중이 높은 기술주는 금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4.31%로 2007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30년물 금리도 4.41%로 2011년 4월 이후 최고치로 올랐다.

미국 국채 시장을 끌어올리는 근본 원인이 실질 수익률의 상승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데이터트렉 리서치의 창업자인 니콜라스 콜라스는 “미국채 수익률이 오르는 근본적인 이유는 실질 수익률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라며 “실질 수익률이 오르기 때문에 10년물 국채는 4.5%나 5%까지도 쉽게 오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질 수익률은 명목 수익률에서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뺀 값으로, 물가 상승을 고려할 때 투자자들이 거둘 수 있는 실제 수익률이다. 반대로 말하면 실질 수익률에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더한 것이 국채 수익률이라 볼 수 있다.

최근 들어 실질 수익률 상승 중이다. 실질 수익률 대용으로 인식되는 10년만기 물가연동채권(TIPS) 금리는 이날 기준 1.981%까지 올랐다. 2006~2007년 2~3% 수준에 부합한다. 실질 수익률은 금융 위기 이후 1% 안팎의 낮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2020년 코로나 시점부터 지난해 2분기까지는 마이너스로 떨어지기도 했다. 데이터분석업체인 퀀티고의 연구 수석인 크리스토프 쇤은 “국채 수익률은 단지 균형 잡힌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라며 “현재 인플레이션 기대치와 역사적인 국채 금리 수준을 고려하면 현재 4.3%인 국채 금리는 적정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세인트루이스 연은에 따르면 지난 주 기준 5년 후 인플레이션 기대는 2.4%다. 여기에 현재 실질 금리를 TIPS 금리인 1.98%를 합칠 경우 약 4.38%가 되는 구조다.

전날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부 장관 역시 실질 수익률 상승을 국채 수익률 상승의 주요 배경 중 하나로 봤다. 서머스 전 장관은 그러면서 앞으로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4.75%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그는 △앞으로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2.5% 정도로 유지되고 △실질 수익률은 1.5~2.0%에서 안정될 것으로 봤다. 미국 정부가 재정 적자를 충당하기 위해 국채 발행을 늘릴 것이기 때문에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실질 수익률도 코로나19 이전 시기보다 높아진다는 것이다. △여기에 장기 자산에 투자하는 프리미엄(기간 프리미엄)을 0.75~1%로 가정했다. 각 요인들의 최소값을 합하면 ‘2.5%(인플레 기대)+1.5%(실질 수익률)+0.75%(기간 프리미엄)’으로 4.75%가 된다. 만약 서머스 전 장관이 가정한 최대값을 합하면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5.5%도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니콜라스 콜라스 데이터트랙 창업자가 이야기한 “5%까지도 쉽게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과 맥이 닿는 부분이다.

국채 금리가 계속 상승할 경우 가장 직접적으로 주택 시장의 타격이 이어질 전망이다. 모기지 금리나 학자금 대출 이자 등 미국의 시장 금리 대부분은 10년물 금리를 바탕으로 산정된다. 이미 미국 30년 기준 모기지 금리는 7.26%로 2002년 이후 최고치를 돌파했다. 로렌스 윤 전미부동산협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 금리가 8% 까지 도달할 수 있다”며 “이는 구매자가 줄고 판매자는 더욱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해 주택시장을 얼어 붙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 가상자산은 급락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4.9% 내려간 2만7671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5.5% 떨어진 1719달러다.

뉴욕유가는 낙폭 과대에 따른 반말 매수세로 4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01달러(1.27%) 오른 배럴당 80.3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전날 배럴당 80달러 아래에서 마감했으나 하루 만에 80달러를 회복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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