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서울 공원서 성폭행…피해자 의식 불명 상태

<앵커>

주민들이 자주 찾는 서울의 한 공원에서 대낮에 여성을 성폭행하고 둔기로 때린 30대 남성이 붙잡혔습니다. 피해를 당한 여성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범행이 이뤄진 공원은 얼마 전 흉기 난동이 있었던 신림역과 가까운 곳으로 경찰의 특별치안활동 선포에도 또 흉악한 범죄가 발생한 겁니다.

사공성근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관악구의 한 주택가.

경찰차가 연달아 언덕을 따라 올라가고, 잠시 뒤 구급차도 뒤따릅니다.

어제(17일) 오전 11시 40분쯤 관악구의 한 생태공원 둘레길에서 여성이 비명을 지르는 걸 들었다는 등산객의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습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30대 여성을 성폭행하고 둔기로 때려 다치게 한 30대 남성 A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습니다.

[등산객 : (A 씨는) 수갑 차고 양반다리하고 앉아 있었어. (여성을 실은) 들것이 들리고, 내리고 간 뒤에 우리가 갔는데 어른들이 못 가게 하더라고요.]

A 씨는 도심 한복판에 있는 공원에서 샛길로 연결된 산속에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범행 당시 술에 취하거나 마약을 한 상태는 아니었던 걸로 전해졌습니다.

두 사람은 평소 아는 사이도 아니었습니다.

경찰은 A 씨가 범행 2시간 전 금천구 자택에서 범행장소까지 도보로 이동한 뒤 범행 대상을 물색하면서 주변을 배회했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현장에서 A 씨가 피해자를 폭행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둔기 2점도 발견됐습니다.

결국 경찰은 A 씨가 성범죄를 계획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밤샘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현재 피해 여성은 머리 등을 다쳐 중환자실에 입원했는데,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피해자 가족은 SBS에 "경찰의 특별 치안 기간을 비웃듯 강력 범죄가 또다시 신림동에서 발생했다"며 "순찰을 강화하는 등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는데 경찰에 실망스럽다"고 전했습니다.

경찰은 오늘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주거지 수색 및 정신병력 여부 등을 확인할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윤 형·이상학, 영상편집 : 윤태호, CG : 김주혜)

사공성근 기자 402@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