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혐의 입증 자신한 檢, 구속영장 청구만 남았다
업자·브로커 등 이미 구속 상태로 재판
최종 인허가권자 이 대표 기소 수순
檢, 신병 확보 시도 시점·방식 고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피의자로 소환 조사한 검찰이 조만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 대표 기소가 기정사실화되는 상황에서 검찰은 신병 확보 시도 시점과 방식 등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대표 스스로 국회의 체포동의 절차를 포기하고 법원 심문을 받겠다는 의사를 재차 천명하면서 검찰의 영장 청구는 이제 시간의 문제라는 해석이 나온다. 검찰은 백현동 사건과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 위증교사 의혹 등 여러 수사 상황을 종합해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전날 11시간 넘게 진행된 이 대표의 피의자 신문 내용을 분석하며 신병 처리를 포함한 최종 사건 처리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수사팀은 2014~2015년 성남시가 백현동 부지 용도를 자연녹지에서 준주거지역으로 4단계 상향하고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사업에서 배제하는 등 특혜와 관련한 여러 쟁점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특경가법상 배임 혐의를 다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오전 10시 40분쯤 검찰에 출석한 이 대표는 이날 새벽 0시 5분쯤 귀가하면서 "객관적인 사실에 의하면 전혀 문제될 수 없는 사안인데 목표를 정해놓고 사실과 사건을 꿰맞춰간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용도 변경을 조건으로 땅을 팔았으면서 용도 변경 전 가격으로 계약한 식품연구원이나 이를 승인한 국토부가 진짜 배임죄라고 검찰에 얘기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대표의 조사 태도와 내용, 사안의 중대성, 증거인멸 염려 등 모든 제반 사항을 종합적으로 따져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자신의 혐의와 검찰 조사 내용을 전면 부인했고 백현동 사건에 등장하는 인물을 통해 자신의 다른 재판 위증을 교사한 의혹을 받는 등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볼 만한 정황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 대표가 영장심사를 자청하며 "구속영장을 청구하라"고 주장한 직후 검찰이 신병 확보에 나설 경우 이 대표 의도대로 수사팀이 움직이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일부 있다고 한다.
만에 하나 제1야당 대표에 대한 구속 시도가 법원에서 막힌다면 그간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위례·대장동 개발 의혹, 불법 대북송금 의혹까지 이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 전체의 동력이 떨어지고 정당성에 금이 갈 수 있다는 부담도 있다.
이런 이유로 검찰이 수원지검에서 수사하는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으로 이 대표를 조사한 뒤 백현동 의혹과 병합해 신병 처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전날 "이제 소환 조사가 진행 중인데 영장 청구 여부를 논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이 대표의 구체적인 입장을 확인한 뒤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을 아꼈다.
법조계에서는 신병 확보 시도와는 별개로 이 대표 기소 자체는 확실시된다고 본다. 검찰이 앞서 민간업자 아시아디벨로퍼 대표 정모씨와 이 대표의 성남시장 선대본부장 출신 로비스트 김인섭씨를 구속 기소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검찰은 백현동 개발 당시 성남시 공무원과 성남도개공 직원들을 상대로 최종 인허가권을 행사한 이 대표의 배임 혐의를 입증할 인적·물적 증거를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도시계획 지침상 당연히 공영개발을 해야할 백현동 부지를 성남시가 인허가권을 행사해 민간이 단독으로 개발하도록 했다"며 "이 사건의 본질은 성남시가 선대본부장 출신 브로커의 청탁을 받고 특혜를 제공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또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서) 한 푼의 사익도 취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에 관해서는 "사익 추구(여부)와 배임 행위는 무관하다. 성남시가 정당하게 확보할 이익을 포기하고 민간업자에게 몰아준 행위만으로 배임"이라며 혐의 입증을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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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태헌 기자 sia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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