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대동맥 시술[내 건강의 만사혈통]
*글·이광훈 이대대동맥혈관병원 대동맥센터장(영상의학과 교수)
대동맥 시술(인터벤션, Intervention)은 개흉 또는 개복을 하지 않고, 심장정지 및 심폐순환기를 사용하지 않으며, 초음파 유도 하에 사타구니 부위 피부 밑에 만져지는 동맥을 천자해서(절개하지 않음), 가느다란 유도철사와 도관을 대동맥 내에 진입한 후, 혈관촬영 장비를 이용하여 실시간 영상 유도 하에 스텐트-그라프트(22~46㎜ 직경의 금속스텐트와 인조피복 그라프트가 결합된 기구)를 대동맥 내에 설치하는 것이다.
대동맥 시술은 수술에 비해 사망률이나 합병증 발생이 적으며, 회복기간·입원기간 등이 짧은 장점이 있어 선호될 수 있다. 하지만, 스텐트-그라프트 기구를 대동맥 내에 설치하는 것이므로, 대상 환자의 대동맥이 기구설치에 합당한 해부학적 구조를 가지고 있어야만 시술의 대상이 되는 한계점이 있다.
대동맥 시술의 마지막 정의는 결국 스텐트-그라프트를 대동맥 내에 설치하는 것을 말하며, 따라서 가장 중요한 시술 기구이다. 스텐트는 금속 망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라프트(인조혈관) 피복으로 쌓여 있다. 그라프트로 피복되어 있어 대동맥의 피가 스텐트-그라프트 안쪽으로만 흐르게 되고 바깥쪽은 완전 차단함으로써 대동맥박리나 대동맥류를 치료할 수 있는 것이다.
대동맥박리의 해부학적 정의는, ‘대동맥 내벽이 찢어진 부위가 있고(입구), 그 이하 부위로 원래 대동맥(진강)과 찢어져서 만들어진 가강으로 분리가 되는 것이고, 진강과 가강 사이에 교통되는 작은 분지혈관들이 있을 수 있고, 대부분의 경우 비교적 큰 혈관이 있는 곳에서 출구가 형성된다’ 이다.
이 출구는 원래 대동맥의 피가 박리 입구를 통해 가강으로 갔다가 다시 진강으로 들어오게 되므로 재입구(Re-entry)라고 한다. 보통 재입구는 복강내에 큰 분지혈관들(총복강동맥, 상장간동맥, 양측 신장동맥)과 골반과 다리로 가는 장골동맥 등에서 발생한다. B형 대동맥박리의 기본 시술은 대동맥 내벽이 찢어진 입구를 스텐트-그라프트로 차단하는 것이다. 그 외 고난이도 시술로서, 중간의 교통부위나 아랫쪽의 재입구 부위를 차단할 수도 있고, 가강 자체에 직접 진입하여 차단할 수도 있다.
복부대동맥류 시술은 신장동맥 직하방부터 동맥류가 시작되는 부위, 그리고 아랫쪽으로는 장골동맥 부위에서 스텐트-그라프트를 설치함으로써, 대동맥류로 흘러가는 혈류를 차단하여 파열을 예방하는 시술이다. 최근에는 신장동맥 직하방에서 스텐트-그라프트가 아랫쪽으로 이동되는 것을 방지하는 시술과 내장골동맥 혈류를 보존하여 골반통증이나 성기능 저하를 예방할 수 있는 시술도 많이 시행된다.
흉복부대동맥류 시술은 최근 국내 도입된 최고난이도 시술이다. 흉부대동맥과 복부대동맥 사이에서 분지되는 네 동맥(총복강동맥, 상장간막동맥, 양측 신장동맥)을 모두 보존하면서 동맥류를 치료하는 시술이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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