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O 지정면세점 십수년째 ‘그 나물에 그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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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국인면세점이 공항이나 시내나 판매 품목이 별반 다를 게 없네요."
17일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내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제주) 내 제주관광공사(JTO) 지정면세점을 찾은 관광객 김아현(가명)씨는 "제주 여행 도중에 시내에서 여유를 갖고 쇼핑하려 했는데 의류나 레저스포츠용품 등은 없고 공항에서 판매하는 술·담배·화장품 등이 전부라면 굳이 여기까지 올 필요를 못 느낀다"고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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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공항이나 시내나 똑같아” 외면
2022년 시장 점유율 7.5%… 경쟁력 상실
“품목 확대하고 매장 규모도 더 키워야”
“내국인면세점이 공항이나 시내나 판매 품목이 별반 다를 게 없네요.”
제주도는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제주관광공사를 설립하고 2009년 3월 제주 관광 통합마케팅 재원 마련을 위해 ICC제주에 지정면세점을 설치했다. 앞서 2002년 설치한 공항 지정면세점(JDC 지정면세점)은 국토교통부(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시내 지정면세점은 제주도가 운영 권한을 갖고 있다. 내국인이 주로 이용한다.
제주 지정면세점 두 곳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공항 내국인면세점인 JDC 지정면세점은 6584억원, 시내에 있는 JTO 지정면세점은 539억원이다. 하지만, 제주도가 운영하는 JTO 지정면세점의 시장 점유율은 7.5%에 불과하다. 초라하기 짝이 없다. 연간 매출은 개장 첫해(2009년 3월30일 개장)를 제외하고 306억∼540억원으로 답보 상태다. 입점 장소가 관광객이 몰리는 공항이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판매 품목도 공항과 비슷하다.
지정 면세점 설립 취지인 제주도 여행객의 편의 증진과 지역 균형 발전 측면에서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지만 규제 완화 권한을 갖고 있는 제주도 스스로 발목을 잡고 있다.
지정면세점 판매 품목 확대는 ‘제주특별자치도 지정면세점 면세물품 범위에 관한 조례’로 확대할 수 있다. 하지만 지역 상권 보호라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대의 명분이 지금까지 이어지면서 제주특별자치도가 가진 지정면세점 특허권은 유명무실하다.
제주관광공사도 지정면세점 특허 장점을 이용한 마케팅 강화, 글로벌 유명 브랜드 유치 등 핵심사업체에 집중하지 않고, 무리한 보세판매장(외국인면세점) 진출 실패로 도민에게 외면받았다.
JTO 지정면세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품목 확대와 함께 매장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매장 면적(2285.6m²)이 2009년 설치 당시 그대로다. JDC 공항 지정면세점의 경우 2002년 설치 당시보다 현재 두 배 이상 넓어졌다. 공항 지정면세점 매출이 오르면서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 임대료 수입도 덩달아 증가해 제주공항 시설 확충 등에 쓰이고 있다.
JTO 지정면세점이 들어선 ICC제주(제주도 출자·출연기관)의 경우도 면세점 임대 면적을 넓혀 적자 해소 등 윈윈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JTO 지정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점은 규모의 경제, 쇼핑과 결합한 재미있는 체험 콘텐츠가 함께 있어야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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