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마다 보완한 30년 수능…또다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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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수능은 보완의 연속이며, 이는 현재진행형이다.
시대별 교육 과제에 맞춰 다양성 확보, 융합형 인재 양성 등 중요한 가치를 담고자 개편을 거듭했으나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융합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2022학년도 수능부터 시작된 문·이과 통합형 수능도 비슷한 왜곡 논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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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수능은 보완의 연속이며, 이는 현재진행형이다. 시대별 교육 과제에 맞춰 다양성 확보, 융합형 인재 양성 등 중요한 가치를 담고자 개편을 거듭했으나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숱한 수정에도 상대평가와 입시에서의 절대적인 영향력이라는 근본적인 한계는 바뀌지 않은 탓이다.
수능이 ‘적정 수준의 사고력을 측정하는 자격시험’이라는 애초 의도와 틀어지기 시작한 것은 역설적으로 그 중요성이 부각되면서다. 1995년 ‘5·31 교육 개혁’으로 주입식 교육의 폐해를 낳은 대학별 본고사가 폐지되자 수능은 가장 중요한 전형 요소가 됐다. ‘통합적 사고’를 중심에 둔 수능 문항이 이전 학력고사·본고사보다 나은 건 분명했다. 다만 대학 서열이 공고한 상황에서 수능 점수가 대입의 절대적인 지표가 되니 점수로 줄 세우는 식의 활용이 불가피했다.
대입 결과가 간발의 수능 점수 차로 갈림에 따라 ‘수능 난이도’를 둘러싼 갈등이 첨예했다. 2001학년도 수능에서 무려 66명(역대 최다)이 모든 과목 만점을 받으며 ‘물수능’(쉬운 수능) 논란이 일었다. 이듬해 수능은 극도로 어려웠다. 원성이 커지자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2002학년도 수능 닷새 뒤 사과하고 난이도 조절을 위한 모의평가가 생겼다.
2005학년도 수능은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한 ‘선택 과목 확대’로 큰 변화를 겪었다. 현재 수능은 선택 가능한 과목 선택 조합만 816개(직업탐구 제외)에 이른다. 다만 서로 다른 과목 시험을 친 학생을 비교하기 위해 매우 복잡한 표준점수를 활용한다. 표준점수는 과목에 따라 나와 동일한 과목 시험을 친 학생들의 수준(공통과목 평균)까지 고려하는 매우 복잡하고 촘촘한 상대평가 지표다. 모든 문제를 맞혀도 과목 선택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최고점이 다르다. ‘아랍어’가 단지 점수를 받기 유리하다는 이유로 수년간 가장 많은 응시생이 택한 제2외국어 과목이 되는 황당한 일도 벌어졌다.
‘융합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2022학년도 수능부터 시작된 문·이과 통합형 수능도 비슷한 왜곡 논란을 겪고 있다. 이과 학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과목에서 받을 수 있는 최고점이 문과생보다 높아 차별적이라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수능을 설계한 박도순 고려대 명예교수(교육학)는 “통합적 사고력을 바탕으로 우수 인재가 아닌 적합한 인재를 뽑자는 수능의 애초 취지는 전혀 달라졌다”며 “입시제도를 어떻게 할 것인지, 그 안에서 수능의 역할은 무엇이며, 수능으로 무엇을 측정하고자 하는지 명확히 결정하고 재설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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