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 동문들 “김순호 경찰대학장은 녹화사업 피해자 아닌 가해자”

고경태 2023. 8. 1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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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는 피해자가 아니라 국가폭력의 가해자입니다."

이들은 이상훈 상임위원을 면담하기 직전 진실화해위가 입주한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 빌딩 앞에서 "김순호 경찰대학장은 피해자 신청을 철회하고 즉각 사퇴하라"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진실화해위의 한 관계자는 "김순호 경찰대학장이 녹화사업 피해자인 건 사실이라 피해 사실을 인용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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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지난해 8월 진실화해위에 진실규명 신청…조만간 결론
김순호 경찰대학장. 공동취재사진

“김순호는 피해자가 아니라 국가폭력의 가해자입니다.”

17일 오전 11시반,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이상훈 상임위원실에 성균관대 민주동문회 회원들이 방문했다. 성균관대 82학번으로 운동권 시절 동료들을 밀고해 경찰에 특채되어 승진을 거듭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순호 경찰대학장(전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이 녹화사업(대학생 강제징집) 피해자로 결정돼서는 안된다는 뜻을 전달하기 위한 자리였다.

사단법인 성균민주기념사업회 김태영 이사장은 이상훈 상임위원에게 “김순호는 군대에 강제징집된 뒤 국가폭력에 협력해 많은 민주화운동 학생들,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데 앞장섰던 사람”이라며 “이러한 진실규명을 하지 않은 채 단순한 피해자로 인정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생각해 여기 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당시 김순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안보수사국장이 행정안전부 경찰국장 후보자로 오르자 그의 운동권 시절 과거가 조명되었고,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단체 연대회의(추모연대)는 8월23일 진실화해위에 ‘김순호 경찰국장의 밀정 의혹’에 대한 진실규명을 신청했다.

17일 오전 이상훈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상임위원(가운데)을 찾아 면담 중인 성균관대 민주동문회 회원들이 “김순호 경찰대학장을 녹화사업 피해자 명단에 넣지 말아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사진 고경태 기자

그러자 며칠 뒤인 29일에는 김순호 경찰국장이 자신이 군사정권 시절 녹화사업의 피해자라며 진실화해위에 진실규명을 신청했다. 진실화해위는 11월29일 제46차 전체위원회에서 김순호 경찰국장이 신청한 녹화사업 피해자 사건에 대한 조사를 개시하기로 의결한 바 있다. 녹화사업 피해자 진실규명 건은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자리에서 성균관대 민주동문회 회원들은 “김순호가 사죄 한 번 없이 민주화를 위해 헌신했던 분들과 동일선상에서 피해자 신청한 것에 분노한다. 김순호가 곧 경찰대학장을 정년 퇴임하더라도 지속적으로 그 사람의 과거 가해 행적을 동문회 차원에서 계속 파헤쳐나갈 예정”이라는 뜻을 전했다. 이들은 이상훈 상임위원을 면담하기 직전 진실화해위가 입주한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 빌딩 앞에서 “김순호 경찰대학장은 피해자 신청을 철회하고 즉각 사퇴하라”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17일 오전 성균관대 민주동문회 회원들이 진실화해위가 입주한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빌딩 앞에서 “진실화해위는 김순호 경찰대학장의 녹화사업 피해자 신청을 즉각 반려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구연수 교육연수생

한겨레 취재 결과 김순호 경찰국장의 피해자 진실규명안은 9월초 진실화해위 2소위에 오른 뒤 9월말경 전체위원회에서 의결될 전망이다. 진실화해위의 한 관계자는 “김순호 경찰대학장이 녹화사업 피해자인 건 사실이라 피해 사실을 인용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추모연대가 신청한 ‘김순호 경찰대학장의 밀정의혹’건의 조사개시는 각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진실화해위 기본법은 공권력에 의한 피해를 조사범위로 놓고 있고 가해 여부는 여기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진실화해위는 그동안 김순호 경찰대학장에 대한 ‘밀정 의혹’과 ‘녹화사업 피해’ 두 건 모두 결정을 미뤄왔다.

한편 최근 경찰은 지난해 8월 김순호 경찰대학장이 강제징집당했던 시절 학내이념서클 조직도와 합숙 엠티일정 등을 보안사에 보고했다는 1년 전 문화방송 보도와 관련해 국가기록원의 자료가 외부로 누출된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실화해위의 한 관계자는 “경찰이 진실화해위원회와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로 간 국가기록원 자료가 어떤 경로를 거쳐 문화방송으로 갔는지 추적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구연수 교육연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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