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LK-99' 몰라봐서 문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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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온 초전도체라는 주장과 함께 화려하게 등장한 물질의 이름이다.
덕성, 대창, LS전선아시아, 고려제강, 신성델타테크, 파워로직스, 모비스, 원익피앤이 등 다수의 회사가 초전도체 관련주로 지목되면서 주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LK-99' 혹은 상온 초전도체와의 특별한 연관성을 찾기는 쉽지 않다.
물론 개인적으론 'LK-99'가 진짜 상온 초전도체로 판명되고, 세계가 한국을 주목하게 될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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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김동호 기자] 'LK-99'
상온 초전도체라는 주장과 함께 화려하게 등장한 물질의 이름이다. 지난달 22일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인 '아카이브'에 올라온 'LK-99'에 관한 논문은 한국을 넘어 전세계의 이목의 집중시켰다. 인류 역사 이래 최고의 발견, 혹은 발명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각국의 유명 대학과 연구기관 등이 'LK-99'의 진위 여부에 대한 검증에 나섰다.
사실 '문송'(문과라서 죄송)한 필자는 'LK-99'가 대체 무엇이기에 이리 호들갑을 떠는 것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평소 '반도체' 정도 단어만 들어봤지, '초전도체'의 정확한 뜻은 몰랐다. 전기가 매우 잘 통하는 물질이지 않을까 정도만 추즉해 볼 뿐이었다. 작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가 누군지 전혀 모르는 일반인 중 한명인 기자는 그저 과학계의 핫이슈 정도로만 여겼다.
하지만 곧 초전도체라는 단어가 증시에 등장하면서 '초전도체 테마주' 광풍이 불기 시작했다. 너도 나도 초전도체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주가가 하늘로 치솟았다. 'LK-99'가 초전도체가 아니란 지적에 잠시 떨어진 주가는 또 다른 연구자의 지지 발언에 줄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초전도체가 궁금해졌다. 무엇이든 알려줄 것만 같은 초록창에 살고 있는 지식인들에게 물었다. 그들에 따르면 초전도체는 특정 온도 이하에서 모든 전기 저항을 상실하고, 외부의 자기장을 배척하는 성질을 갖는 물질이다.
이로 인해 한 번 발생한 전류가 아무런 손실없이 무한히 흐를 수 있어 송전효율이 100%인 전력선을 만들 수 있다. 전기차배터리의 성능 역시 비약적으로 증가한다. 또한 초고속 자기부상열차는 물론 도로 위에 떠 다니는 자동차를 만들 수도 있다. 이런 성질도 인해 '꿈의 물질'로 불리고 있다.
다만 안타깝게도 지금의 기술 수준에선 영하 180도 이하의 극저온 상태에서만 초전도체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상온에서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LK-99'의 진위 여부에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이제야 알았다. 초전도체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상온'이었다.
그런데 대다수 주식 투자자들에겐 '초전도체'의 진위 여부도, '상온' 이용 가능성도,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듯 하다. 초전도체 테마주로 지목되면서 주가가 급등한 코스닥 상장사 서남의 경우, 회사 측이 공지사항을 통해 'LK-99' 연구진과는 어떤 관계도 없음을 밝혔으나, 주가는 연일 상승세를 보였다.
회사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주식시장에서 회사가 관련주로 여겨져 집중되고있는 상황은 조금 우려스럽다"며 "현재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연구기관과는 어떠한 연구협력이나 사업 교류가 없었음을 안내드린다"고 밝혔다.
다른 회사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덕성, 대창, LS전선아시아, 고려제강, 신성델타테크, 파워로직스, 모비스, 원익피앤이 등 다수의 회사가 초전도체 관련주로 지목되면서 주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LK-99' 혹은 상온 초전도체와의 특별한 연관성을 찾기는 쉽지 않다. 또한 향후 사업 협력, 시너지 등을 기대하는 것 역시 섣부른 판단이다.
이를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일부 기업의 최대주주와 경영진, 특수관계자 등은 이번 주가 급등을 이용해 자신들의 주식을 팔았다. 이 주식을 비싼 값에 산 이들은 대부분 개인투자자다.
물론 개인적으론 'LK-99'가 진짜 상온 초전도체로 판명되고, 세계가 한국을 주목하게 될 날을 기대해본다. 다만 투자는 좀 더 신중해야 되지 않을까.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법. 섣부른 욕심으로 큰 화를 당하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김동호 기자(istock79@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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