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인간 '외치', 어두운 피부·대머리 가진 튀르키예 후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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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연구진이 냉동인간 '외치(Ötzi)'의 게놈을 분석해 외치의 생전 겉모습을 재구성하고 민족적 기원을 추정하는 데 성공했다.
요하네스 크라우제 교수가 이끄는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 연구팀은 냉동된 상태로 발견됐던 자연미라 외치의 게놈을 분석해 외치가 머리숱이 없고 어두운 피부를 가진 아나톨리아계 중년 남성임을 확인했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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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연구진이 냉동인간 '외치(Ötzi)'의 게놈을 분석해 외치의 생전 겉모습을 재구성하고 민족적 기원을 추정하는 데 성공했다.
요하네스 크라우제 교수가 이끄는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 연구팀은 냉동된 상태로 발견됐던 자연미라 외치의 게놈을 분석해 외치가 머리숱이 없고 어두운 피부를 가진 아나톨리아계 중년 남성임을 확인했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외치는 1991년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 국경의 알프스산맥 외츠 계곡에서 발견된 미라다. 지금으로부터 약 5300여년 전인 청동기(기원전 3350년~3105년 사이)에 생존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꽁꽁 언 얼음속에서 보존된 상태로 발견되어 '아이스맨(iceman)'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외치의 게놈은 이미 2012년 처음 분석된 바 있다. 유럽계 미라의 유전자를 최초로 분석한 사례였다. 막스플랑크 연구팀은 "이후 게놈 분석 기술이 발달한데다 외치와 비슷한 시기에 살았던 선사시대 유럽인의 게놈이 속속 발굴되면서 외치의 게놈을 훨씬 더 정확하게 재구성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 외치는 현재 튀르키예에 속하는 아나톨리아계의 후손이었다. 십여년 전 처음 진행됐던 유전자 분석에선 외치가 동유럽계 목축민족인 것으로 추정됐으나, 이후 확보된 다른 선사시대 유럽인의 게놈과 비교한 결과 외치와 동유럽계 목축민족 간 유전자 연관성이 낮다는 사실이 새롭게 발견됐다.
외치의 외모도 밝혀졌다. 외치의 피부색은 연구팀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어두운 색이었다. 알버트 징크 이탈리아 보젠 유랙 미라연구소 소장은 "지금까지 유럽권에서 발견된 모든 동시대 고인류의 피부색 중 가장 어둡다"며 "냉동으로 인해 변한 것이 아니라 외치 본연의 피부색"이라고 덧붙였다.
머리카락도 거의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외치가 성인 남성이 되면서 길고 두꺼운 머리카락이 더 이상 자라지 않고, 대머리화가 진행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 사망 당시 비만인 상태였으며 당뇨에 걸릴 위험이 컸던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건강한 생활 습관 덕분에 실제 발병으로 이어지진 않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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