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음악성 탁월…K클래식 지휘도 10년 내 세계 최고 기대[진격의 K클래식]
차세대 지휘자 김리라·박근태·이해 3명 선발
라일란트 감독 "단시간에 큰 발전 기적"
콩쿠르·해외 악단 공연 등 활발한 활동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앞으로 10년 이내에 한국이 지휘 분야에서도 최고가 될 것이다.”
최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이하 국립심포니) ‘KNSO 지휘자 워크숍’의 멘토를 맡았던 다비트 라일란트 예술감독의 말이다. ‘KNSO 지휘자 워크숍’은 국립심포니가 차세대 한국 지휘자 발굴과 육성을 위해 지난해부터 선보이고 있는 프로젝트다.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5일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국립예술단체 연습동)에서 진행됐다.
윤한결 외에도 한국의 많은 젊은 지휘자들이 세계 무대를 향해 부단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KNSO 지휘자 워크숍’에 참가한 김리라(31), 박근태(32), 이해(32) 등도 그들 중 하나다. 이들은 총 41명의 워크숍 지원자 중 지휘 영상과 서류 심사를 거쳐 최종 참가자로 선정됐다. 라일란트 예술감독은 “세 명의 지휘자 모두 개성이 다르고 뛰어난 음악성을 가졌다”며 “짧은 시간 안에 큰 발전을 이룬 것은 기적에 가까웠다”고 평했다.
김리라, 박근태, 이해는 각각 바이올린과 피아노, 작곡을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지휘에 관심을 두게 됐다. 김리라는 현재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대에서 지휘자 마르쿠스 슈텐츠 아래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박근태는 2022년 제18회 프랑스 오페라 드 보줴 페스티벌 국제 지휘 콩쿠르 1위 및 오케스트라 특별상, 관객상을 수상했다. 이해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으로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피바디 음대에서 지휘자 마린 알솝의 사사를 받아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마린 알솝은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우승한 지난해 제16회 반 클라이번 국제 음악 콩쿠르 심사위원장이다.
지휘자에게도 콩쿠르는 중요한 관문이다. 처음 만난 악단을 짧은 시간 안에 사로잡아야 하기에 엄청난 집중력이 요구된다. 박근태는 “지휘자에게 중요한 것은 오케스트라와의 ‘케미’(화학작용)”라며 “지휘 콩쿠르는 내가 추구하는 음악으로 연주자를 설득해야 하는 것이기에 테크닉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리라는 “콩쿠르는 짧은 순간 자신의 매력을 보여줘야 해서 그만큼 전략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워크숍은 순위를 매기는 경쟁보다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는 것의 중요함을 배우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멘토로 참여한 뒤셀도르프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미하일 베커 예술감독은 “예술계에서는 ‘경쟁’(compete)만 생각하는데 ‘비교’(compare)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런 워크숍은 젊은 지휘자들이 각자 가진 다른 능력을 통해 서로 다른 문제 해결 능력을 보며 깨닫고 배우는 자리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워크숍을 마친 세 지휘자는 다시 세계 무대를 향해 발 빠르게 움직인다. 이해는 오는 9월 프랑스 브장송 지휘 콩쿠르 결선 무대를 앞두고 있다. 박근태는 수석지휘자 겸 부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노이에 필하모니 베를린 오케스트라의 2023~24시즌 첫 번째 공연에 나선다. 김리라는 현재 참여 중인 국립오페라단의 ‘국립오페라스튜디오’ 수료 연주를 마친 뒤 학업에 복귀한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세아이운형문화재단 장학금 250만원을 수여하는 우수 지휘자로 박근태가 선정됐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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