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으로 입맛 잡은 ‘우리 맛’, 쌀 소비촉진 첨병 됐다[8월18일은 '쌀의 날']

박철현 2023. 8. 18.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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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 빵을 드시면 우리 농민도 행복해집니다."

"쌀가루를 포함해 제품에 들어가는 모든 원료를 우리농산물로 써요. 그래서 빵을 먹는 소비자도, 쌀가루를 생산하는 농민도, 빵을 파는 우리도 모두 국산 농산물로 행복해지리라 확신합니다."

단골손님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나운동에 사는 한 할머니는 "이곳 쌀빵은 소화도 잘되고 맛도 있어 항상 찾게 된다"며 "고객 건강은 물론 우리 농민까지 생각한다니 빵을 살 때마다 뿌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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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 ‘홍윤베이커리’
농민 생각하는 ‘쌀빵 전도사’
현미 카스텔라 등 40종 판매
원재료 값 3배 이상 비싸 부담
가루쌀 활용 매장 손해 보전을
가루쌀(분질미) 제빵의 선구자로 유명한 전북 군산의 홍동수 홍윤베이커리 대표가 매장에 전시된 쌀빵을 보여주고 있다.

“홍윤 빵을 드시면 우리 농민도 행복해집니다.”

전북 군산엔 빵 애호가라면 반드시 들러야 할 제과점이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군산 3대 빵집으로 통하는 ‘홍윤베이커리’다. 가게 안에 들어서면 ‘홍윤 빵을 드시면 우리 농민도 행복해집니다’라는 문구가 가장 먼저 손님을 맞이한다.

우리농산물로 만든 빵을 20여년간 구워온 홍동수 홍윤베이커리 대표는 7년 전부터 가루쌀(분질미)을 이용해왔다. 그에게 있어 건강한 우리농산물은 농민과 소비자를 잇는 다리나 다름없다.

“쌀가루를 포함해 제품에 들어가는 모든 원료를 우리농산물로 써요. 그래서 빵을 먹는 소비자도, 쌀가루를 생산하는 농민도, 빵을 파는 우리도 모두 국산 농산물로 행복해지리라 확신합니다.”

홍 대표는 현재 수입 밀 대신 국산 가루쌀을 사용해 40여종의 빵을 소비자에게 선보인다. 이곳의 대표 빵은 ‘현미 카스텔라’와 ‘짬뽕빵’이다.

제과점 명성대로 11일 오후 빵집 앞에는 쌀빵을 먹어보겠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단골손님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나운동에 사는 한 할머니는 “이곳 쌀빵은 소화도 잘되고 맛도 있어 항상 찾게 된다”며 “고객 건강은 물론 우리 농민까지 생각한다니 빵을 살 때마다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쌀빵을 먹으면 속이 편하다’는 소문이 나면서 고객이 갈수록 많아졌다.

“밀가루 빵을 먹으면 속이 더부룩해 평소 먹지 않는 사람도 이곳에서 쌀빵을 맛보고는 만족해 합니다. 쌀빵을 먹으면 속이 편하고 소화도 잘된다고들 해요. 쌀에 글루텐이라는 단백질 성분이 거의 들어가 있지 않아서예요.”

홍윤베이커리의 경쟁력은 가격이 아니라 품질이다. 웬만한 쌀빵은 밀가루로 만든 빵보다 2배가량 비싸다. 그럼에도 문을 닫을 시간대면 매대가 텅텅 빌 정도로 잘 팔린다. 우리쌀과 보리로도 수입 밀 버금가는 빵맛을 구현해냈기 때문이다.

특히 특허받은 ‘현미 가루쌀 카스텔라’는 부드럽고 촉촉한 맛을 자랑하면서 이 가게의 대표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쌀빵계의 대부로 불리는 홍 대표지만 걱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쌀빵집이 전국에 10개 내외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대중화까지는 여전히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쌀빵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곳이 적은 이유는 대부분 제빵·제과 교육이 수입 밀을 쓰며 이뤄져서다.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빵집에서는 원재료가 3배 이상 비싼 가루쌀을 쓰는 것이 여전히 부담스럽다. 식품 대기업에서도 식재료보다는 맛에 초점을 맞춰 빵을 고르는 소비자 기호가 지배적인 상황에서 쌀빵을 시중에 내놓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판단이다.

농가도 고민스럽긴 마찬가지다. 10여년 동안 쌀농사를 짓다가 올해부터 가루쌀을 짓는 송경석씨(48·김제시 금구면)는 “올해와 내년은 정부에서 매입해준다고 하니 그나마 걱정은 덜 하지만 이후가 걱정이다. 가루쌀은 소비가 어려워 가공업체 등의 판로가 없으면 그대로 재고가 된다”며 “안정적인 판로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품종 전환을 고려해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가루쌀 전환 가공업체에 대한 지원이 전무하다는 점도 안타까워했다. 그는 “가루쌀 소비를 장려하고자 농가와 영농조합 등에는 전략작물직불금과 생산단지 육성 지원 등이 이뤄지고 있지만, 현재 소비처인 빵집 같은 개인 가공업체에는 이렇다 할 유인책이 전혀 없다”며 “가루쌀을 활용하는 매장에 교육·컨설팅을 해주고 수입 밀 대신 가루쌀을 쓰는 데 따른 손해를 보전해주는 등의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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