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으로 입맛 잡은 ‘우리 맛’, 쌀 소비촉진 첨병 됐다[8월18일은 '쌀의 날']
2009년부터 사업 … 9개국 수출
찹쌀떡·약밥 등 20여가지 생산
한해 평균 원료곡 1000t 사용
체험장 운영·판로 확대 팔걷어
경기 화성 정남농협(조합장 김경식)이 만드는 브랜드 떡 ‘디딜향’이 젊은층 입맛을 사로잡으며 쌀 소비촉진의 첨병이 됐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할매니얼(할매와 밀레니얼 세대를 합친 신조어로 예스러운 음식에 빠진 2030세대를 뜻함)’ 열풍이 불어 젊은층에게 우리 전통 떡이 새로운 간식으로 부각되면서 정남농협의 ‘디딜향’ 떡이 새롭게 주목받은 것이다.
특히 7월26일 선보인 ‘크림 찹쌀떡’은 출시되자마자 큰 인기를 끌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매진 행진을 이어갔다. ‘크림 찹쌀떡’은 찹쌀떡에 달콤한 크림 소를 넣고 폭신한 카스텔라 빵가루를 입힌 것이 특징이다. 이 떡은 20∼30대 젊은층은 물론 40∼50대 중장년층 입맛까지 사로잡으며 스마트스토어에서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서동우 화성웰빙떡클러스터사업단장은 “요즘 ‘크림 찹쌀떡’ 출시일을 묻는 전화가 하루에 20∼30통 정도 걸려와 인기를 실감한다”고 말했다.
정남농협이 ‘디딜향’ 브랜드로 떡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2009년. 2008년 화성웰빙떡클러스터사업단을 만들고 공장 건설과 제품 출시 준비 등을 거쳐 본격적으로 떡 가공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 찹쌀떡·영양찰떡·약밥 등 냉동떡과 떡국떡·떡볶이떡 등을 합쳐 모두 20여가지를 생산한다.
이같은 성과로 사업단은 농협 농식품 가공사업 경영대상에서 2016년 동상, 2017년과 2018년 금상을 받았고 2021년에는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또 2017년부터 4년간 한국소비자협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명가명품 대상을 타기도 했다.
무엇보다 정남농협이 만드는 떡 원료가 100% 국산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원료곡 대부분은 조합원이 생산한 고품질 쌀과 찹쌀이다. 흑미와 고구마·치즈 같은 부재료 역시 국산만 고집한다. 떡을 만드는 데 한해 평균 1000여t가량의 쌀을 소비한다. 이를 이용해 만드는 ‘디딜향’ 떡은 2021년 1866t, 2022년 1831t에 이른다.
2021년부터는 농협중앙회·오리온농협과 협력해 가루쌀(분질미)로 떡국떡·떡볶이떡·조랭이떡 등을 만들어 농협식품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납품을 시작했다.
‘디딜향’은 국내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인기다. 수출은 2014년 53t을 시작으로 2019년 350t, 2021년 462t, 2022년 469t까지 늘었다. 2020년 이후 코로나19라는 변수를 맞았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홍콩·네덜란드·미국·스페인·호주 등 9개국에 중단 없이 수출하며 ‘케이푸드(K-Food·한국식품)’ 열풍을 이어갔다.
정남농협은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2020년 경기도로부터 농식품 수출 100만달러 달성탑을, 2021년엔 농협중앙회로부터 농산물 수출 100만달러 달성탑을 수상했다.
생산시설 전반의 안전·위생 관리도 깐깐하다. 정남농협은 2010년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전통식품 인증, 2011년 경기도지사로부터 지(G)마크 인증, 2013년 농식품부로부터 유기가공식품 인증을 각각 받았다. 최신식 위생시설을 갖추면서 2012년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해썹·HACCP)을 따내기도 했다.
쌀과 떡 소비를 늘리고자 ‘떡 만들기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제품을 파는 데만 그치지 않고 떡을 대중화하고 올바른 식문화 정착을 위해서다. 2016년 농촌융·복합산업 사업자 인증을 획득하고 가공공장 안에 50㎡(15평) 규모의 체험장을 만들었다. 2019년엔 영양사와 도시 주부 등 400명이 이곳을 찾았다. 코로나19로 잠시 중단했던 체험장 운영을 이달 11일부터 재개했다.
김경식 조합장은 “내수와 수출 모두 난관이 많은데도 떡 가공사업에 역점을 두는 것은 쌀 소비를 늘리고 농가소득을 높이려는 것”이라며 “체험장 운영은 물론 떡 판로 확대에도 신경 써 농민들이 마음 놓고 벼농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