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8일은 '쌀의 날'] 쌀가공식품으로 ‘쌀의 추락’ 막는다

하지혜 2023. 8. 18.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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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18일은 ‘쌀의 날’
쌀밥 덜 먹는데 생산량은 초과
가공용 소비 확대로 해법 모색
게티이미지뱅크

18일은 ‘쌀의 날’이다. 8월18일이란 기념일엔 한자 ‘쌀 미(米)’를 ‘팔(八)+십(十)+팔(八)’로 풀어 한톨의 쌀을 얻기까지 농부의 손길이 88번 필요하다는 깊은 의미를 담았다. 그러나 이런 가치가 무색하게 쌀의 추락은 날로 심화하고 있다. 우리 국민 한명이 하루에 먹는 쌀밥은 한공기 반 정도로 훅 줄어든 반면 매년 20만t가량의 쌀이 초과 생산되면서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식량안보의 첨병이자 우리 농업의 근간인 쌀산업을 외면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정부와 양곡업계가 오랫동안 쌀 소비촉진 방안에 머리를 싸맨 것도 그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는 그 해법의 초점이 쌀을 넘어 쌀가공식품에 맞춰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쌀밥 안 먹는 시대에 쌀가공식품 소비는 느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6.7㎏으로 전년 대비 0.2㎏(0.4%) 줄어드는 등 매년 감소세다. 반면 연간 가공용 쌀 소비량은 69만1422t으로 전년보다 1.7% 증가했다. 2014년부터 꾸준히 성장세를 타던 가공용 쌀 소비량은 코로나19로 인한 침체기를 지나 2021년부터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레토르트·냉동·반조리 식품 등 기타 식사용 가공처리 조리식품의 지난해 쌀 소비량은 14만4595t으로 전년 대비 27.2% 뛰었다.

정부와 양곡업계는 이같은 추세의 원인을 바탕으로 쌀가공식품 소비 확대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먼저 1인가구 증가 등으로 커진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가공용 쌀 소비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규모는 2016년 2조2700억원에서 지난해 5조원으로 성장했다. 이런 가운데 쌀을 활용한 가정간편식을 접하기 쉬운 편의점이 기회의 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도시락·삼각김밥 등 신선먹거리 상품을 만드는 데 연간 1만2000t의 국산 쌀을 소비한다. 출근·등교하는 아침과 간식을 먹는 오후엔 김밥·주먹밥, 점심땐 도시락을 찾는 소비자가 많다.

이에 농식품부는 17일 GS리테일·농협경제지주와 업무협약을 맺고 ▲국산 쌀 소비 확대를 통한 농가 판로 지원 ▲전 국민 아침밥 챙겨 먹는 건강한 식습관 형성 지원 ▲쌀 소비촉진을 위한 정책 발굴 등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올 하반기엔 아침시간에 농협쌀을 활용한 김밥·주먹밥을 할인하는 등 쌀가공식품의 편의점 판촉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쌀가공식품 소비 확대를 위한 또 다른 기회요인은 케이(K)-문화 확산으로 늘어난 케이푸드(K-Food·한국식품) 수출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건강까지 챙기는 ‘헬시플레저’ 소비 트렌드다. 지난해 쌀가공식품 수출액은 1억8200만달러로 2018년부터 연평균 15%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쌀가공식품과 같은 글루텐프리식품의 세계 시장규모는 2017년 58억5110만달러에서 2021년 78억5890만달러로 연평균 7.7%의 성장률을 보였다. 글루텐은 곡물에 함유된 불용성 단백질로 일부 사람들에게 소화장애나 알레르기를 일으키는데, 쌀에는 글루텐이 없다. 글루텐이 없는 글루텐프리식품은 세계적인 건강 먹거리로 인정받고 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국내외 시장을 공략하려면 글루텐프리식품 활성화 등 쌀가공식품 고유의 가치를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제기돼왔다. 글루텐프리식품은 한국쌀가공식품협회의 한국 글루텐프리 인증(KGFC)이나 국제 인증을 받아야 한다.

쌀가공식품협회 관계자는 17일 열린 쌀의 날 기념 심포지엄에서 “국내 글루텐프리 표시 식품시장은 도입단계에 있지만 건강에 좋다는 인식과 식품 알레르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글루텐프리식품 수요가 늘고 있다”며 “해외 인증기관과 업무협약을 통한 한국 인증의 세계화와 해외 유관 단체·기업과의 교류로 인증 인지도를 높이면 쌀가공식품 수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국민 인식을 확대하고 인증 비용 지원 등으로 글루텐프리 인증 수요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밀가루를 대체할 수 있는 가루쌀(분질미)의 제품 개발 등을 통해 쌀가공식품 시장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국내 글루텐프리 인증 제품을 지난해 12개에서 2027년 5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글루텐프리 등 쌀가공식품에 특화된 식품인증제도를 홍보하고, 쌀의 기능성식품 원료 등록을 추진해 프리미엄 쌀가공식품 시장을 키울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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