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인내심 가져라"…위기의 中, 지표 감추고 '버티기'로
중국 정부가 주요 지표를 감춘 데 이어 시진핑 국가주석의 2월 '공동부유를 위해 인내하라'는 연설을 반 년 지나 뒤늦게 소환했다. 민심을 다독이는 한편 중국 정부가 현 경제정책을 계속해서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정부가 '적응'을 키워드로 민간 영역에 대한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을 유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이 버티기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시 주석은 연설에서 "장기적 안목을 유지하고 집중하며, 발전과 안정 사이에 균형을 추구해야 한다"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해 인내와 끈기, 회복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공산당이 굳이 이 연설 반년 만에 소환해 대중에 전하려는 메시지는 명징하다. 국가경제와 가계가 어렵지만 참고 견디라는 거다.
시 주석은 "우리는 인구 크기, 도농 간 발전 격차 등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며 "비현실적으로 지나친 이상만을 추구해서도 안 되고, 단순히 낡은 길을 따라가서도 안 된다"고 했다. 또 "역사적 관점에서 인내심을 가져야 하며, 공동부유와 녹색경제, 사회주의 가치 수호가 중국 발전의 주춧돌"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시 주석의 연설이 보도된 날, 중국 정부는 청년(16~24세)실업률 발표를 전격 중단했다. 6월 사상 최대인 21.3%를 기록했던 참이다. 올 여름 중국 취업시장에는 사상 최대규모(1158만명) 대졸자가 쏟아져나올 예정이다. 7월 수치는 차마 공개할 수 없는 수준이었을 거라는 게 안팎의 분석이다. 중국은 앞서 토지매매, 통화준비금, 채권거래는 물론 코로나19 관련 통계들도 순차적으로 은근슬쩍 가렸다.
경제상황은 악화일로지만 3연임에 들어선 시 주석에 대한 대중의 지지는 여전히 높다. 시 주석의 '교지'를 통해 흔들리는 민심을 다독이고, 각종 지표를 숨겨 여론에 대한 자극을 최소화하겠다는 게 공산당의 의도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에 대해 "나쁜 소식에 대한 중국의 대응은 '건너뛰기'"라고 비꼬았다.
한 재중 외교소식통은 "최근 만난 중국 관료가 중국 정부의 경제정책과 관련해 '적응'이라는 묘한 키워드를 썼다"며 "공공이 아닌 민간섹터를 코로나19 이후 새 국내외 경제정세에 맞춰 구조조정 해야 하고 그 기간을 2년으로 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정책은) 그냥 이대로 간다는 뉘앙스였다"고 했다.
중국 정부가 민간 구조조정이라는 명제하에 이 상황을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이며, 디폴트 위기에 처한 기업들은 정리대상일 수 있다는 거다. 이 소식통은 "헝다, 완다, 비구이위안 등이 시간표가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하나둘 순서대로 나오고 있다"며 "중국 정부는 '상황이 통제되고 있고, 자신감이 있으니 지금 (디폴트 사실을) 공개한다'는 뉘앙스였다"고 덧붙였다.
실제 구조조정 움직임도 읽힌다. 비구이위안 여파로 지급 정지에 빠진 중룽신탁 모회사 중즈그룹이 KPMG와 구조조정을 위한 회계감사 계약을 체결했다고 블룸버그가 이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은 "자산을 모두 청산한다 해도 부족분을 충당할 수 있을지 확인이 어려운 상태이며 구조조정 과정도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계획하에 구조조정이 진행된다 해도 글로벌 시장의 우려는 크다. 순차적으로 중국 부동산기업들이 디폴트에 빠지게 되면 그 여파는 상상 이상이다. '질서 있는 경기침체'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 루이즈 루 이코노미스트는 "8월에 벌어진 부동산 및 신탁업계 디폴트 위협이 경기부양책 효과 기준선을 높여놨다"며 "더 큰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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