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통장의 환영 인사/황비웅 논설위원

황비웅 2023. 8. 18.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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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사를 했다.

이사하면서 나온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려고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처음 보는 아주머니가 반갑게 인사를 한다.

이사한 뒤 떡을 돌리며 인사하던 관습도 거의 사라졌다.

인사는커녕 눈길조차 주지 않는 지역 주민들 속에서 반갑게 인사해 주는 통장님의 배려가 느껴져 이사로 얻은 피로감이 눈 녹듯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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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사를 했다. 폭염 속에 이사하려니 땀이 비 오듯 흘러 몇 곱절은 힘들었다. 이사하면서 나온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려고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처음 보는 아주머니가 반갑게 인사를 한다. “이사 오셨나 봐요. 환영합니다.” 아무 연고도 없는 곳으로 이사했는데 환영받으니 왠지 어색하고 쑥스러웠다. 알고 보니 이사 간 아파트의 통장님이었다.

이웃끼리 인사를 주고받는 게 어색한 시대다. 특히 아파트에서는 옆집에 누가 사는지조차 모르고 산다. 이사한 뒤 떡을 돌리며 인사하던 관습도 거의 사라졌다. 인사는커녕 눈길조차 주지 않는 지역 주민들 속에서 반갑게 인사해 주는 통장님의 배려가 느껴져 이사로 얻은 피로감이 눈 녹듯 사라졌다. 행정복지센터와 지역 주민을 연결해 주는 통반장들의 역할이 새삼 묵직하게 다가온다. 아이들과 뛰어놀다 어둑어둑해지면 엄마가 부르는 소리에 마지못해 집에 들어가던 옛 시절이 그리운 요즈음. 이런 배려심이 지역 주민들 사이에도 퍼지길 기대해 본다.

황비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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