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 내 감금 탈북자 2000명 “대한민국은 한 명도 빠짐없이 받을 것”

조선일보 2023. 8. 18.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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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기간 중 중국에서 붙잡혀 구금 시설에 수감돼 있는 탈북민이 2000명에 달하며 북·중 간 국경이 개방되면서 대거 북송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밝혔다. 3년여 봉쇄됐던 북·중 국경은 최근 신의주~단둥, 무산~난핑 등이 부분 개통됐고, 중국은 일부 지역 변방대 시설을 증축하는 등 송환에 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개방된 국경을 통해 탈북자들을 북송하면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져 학대·고문 등의 비인권적 처우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 당국은 그동안 탈북민을 난민이 아닌 불법 체류자로 간주해 단속하고 구금해 왔다. 하지만 탈북자들은 북한 당국의 정치·경제적 핍박을 피해 탈출한 난민임에 틀림없다. 난민지위 국제 협약은 고문·박해받을 우려가 있는 곳으로 강제 송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중국은 난민지위 협약과 고문 방지 협약에 가입한 나라다. 탈북민 강제 송환은 이런 국제 인권 협약들을 어기는 일이다.

전국탈북민강제북송반대국민연합 회원들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 앞에서 '탈북민 강제 북송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정부는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려 북한 주민과 탈북민 인권을 철저히 외면해 왔다.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4년 연속 불참했고 북한인권재단은 6년간 표류시켰다. 대북 전단은 법까지 만들어 금지했다. 2019년엔 귀순 의향서를 쓴 탈북 어민 2명을 안대를 씌우고 포승줄에 묶어 강제 북송해 국제사회에서 반인권적 조치라는 비난을 자초했다. 그 후 탈북자 수는 20분의 1로 급감했다. 한국으로 가도 언제 송환돼 죽을지 모른다는 공포감이 컸을 것이다.

김영호 신임 통일부 장관은 “한국행을 희망하는 탈북민을 전원 수용할 것”이라며 중국 정부의 협조를 촉구했다. 정부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인 중국이 탈북민 인권을 유린하는 북송 조치를 하지 못하도록 더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한다. 유엔 기구와 국제 인권 단체 등과 협력해 다각적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까지 골든 타임을 놓쳐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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