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업자에 3000억 특혜는 ‘배임 혐의’, 쌍방울의 대북 송금 대납은 ‘제3자 뇌물죄’
검찰은 내달 초쯤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백현동 개발 특혜 사건’으로 서울중앙지검이 이 대표를 조사한 데 이어 이달 중 수원지검이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이 대표를 조사한 뒤, 두 사건을 묶어서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것이다.
‘백현동 사건’과 관련한 이 대표의 배임 혐의는 2015년 백현동 개발 사업 당시 최종 결재권자로서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던 민간 업자에게 특혜를 몰아줘 성남시 등에 수백억 원대 손실을 끼쳤다는 것이다. 백현동 민간 사업자인 정바울(구속 기소) 아시아디벨로퍼 대표는 백현동 사업으로 3000억원대 수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정바울씨는 이 대표의 2006년 성남시장 선거 당시 선대본부장을 지낸 김인섭(구속 기소)씨를 ‘로비스트’로 영입했다. 검찰은 김씨의 로비를 받은 성남시가 백현동 부지 용도를 ‘자연·보존 녹지 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4단계 상향해 줬기 때문에 아파트 사업이 가능했다고 보고 있다. 정씨는 지난 7월 법정에서 ‘김씨가 로비 대가로 200억원을 요구했는데, 이중 절반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과 정진상씨에게 갈 돈이라고 이해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당초 백현동 사업은 전체 가구가 민간 임대 아파트로 기획됐지만, 최종적으로는 민간 임대 비율은 10%로 줄고 일반 분양이 90%로 늘었다. 용도 변경에 임대주택 비율 축소 혜택이 더해져 민간 업자의 이익이 극대화됐다는 게 검찰 수사 결과다.
검찰은 또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백현동 사업에 빠져 민간 업자가 수익을 모두 가져가게 된 배경에 김인섭씨의 청탁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대표가 2015년 3월 서명한 성남시 보고 문건에는 ‘성남도개공도 공공성 확보를 위해 백현동 사업에 참여한다’고 돼 있었는데 실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검찰은 김인섭씨가 상당 기간 이 대표 측과 친분을 유지해 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5월 기소된 김씨의 공소장에 김씨가 2014년 5월 성남시장 재선 도전을 선언한 이 대표의 선거사무소 마련을 돕고 선거가 끝날 때까지 임차료 등을 대납한 정황이 있다는 내용을 적었다. 김씨는 비슷한 시기 이 대표 후원회 계좌에 500만원을 냈다고도 한다.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과 관련된 이 대표의 혐의는 ‘제3자 뇌물’이다. 검찰은 최근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화영(구속 기소)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서 “2019년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에게 쌍방울이 방북 비용 300만달러를 대납하기로 했다고 보고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김성태(구속 기소) 전 쌍방울 회장에게 대북 사업을 도와달라는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방북 비용을 대납하게 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고 한다. ‘제3자 뇌물’ 액수가 1억원이 넘으면 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으로 가중 처벌받을 수 있다. 수원지검은 이르면 이달 말 이 대표를 소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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