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호 쇠제비갈매기, 생태관광 자원으로 키운다

권광순 기자 2023. 8. 18.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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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서 4억3000만원 지원… 내달부터 ‘탐방 인프라’ 등 구축

지난 6일 오후 안동댐이 축조된 곳에서 배로 15분 거리인 안동호 쌍둥이 인공섬. 1000㎡ 섬 위에서 안동시 공무원들과 10여 명의 주민이 삼삼오오 삽과 호미로 모래를 깔고 잡초를 뽑았다. 올해로 11년째 안동호(湖)를 찾고 있는 쇠제비갈매기들이 새끼를 기르고 떠난 자리를 돋우고 있는 것이었다.

지난해 5월 경북 안동호수 인공 섬에서 태어난 쇠제비갈매기 새끼를 어미 새가 돌보고 있다. 쇠제비갈매기는 몸길이 약 28cm로 가장 작고 제비를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여름 철새다. /안동시

경북 안동시가 안동을 찾는 여름 철새 쇠제비갈매기를 관광 자원으로 만들기 위해 나섰다. 안동시는 “환경부로부터 4억3000여 만원을 받아 오는 9월부터 12월까지 쇠제비갈매기 생태탐방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생태관광자원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안동시는 다음 달부터 쇠제비갈매기 서식지 주변 탐조(探鳥)용 전망대를 확장하고 고배율 관찰 망원경을 설치할 계획이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진입 계단과 목책 계단, 접안 시설도 만든다. 또 안동댐 인근에 쇠제비갈매기 조형물을 설치하고 가상세계와 현실 세계를 오가는 쇠제비갈매기 메타버스(metaverse)센터도 건립할 예정이다. 안동시 관계자는 “최근에는 안동의 시조(市鳥)인 까치가 유해 조수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어 안동의 명물이 된 쇠제비갈매기를 시조로 바꾸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도도 힘을 보태고 있다. 도는 유람선을 건조해 쇠제비갈매기 전망대를 중심으로 군자마을~도산서원, 안동국제컨벤션센터와 세계유교문화박물관, 한국문화테마파크 등을 잇는 수상 관광코스를 구상 중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외국 사례처럼 호수에서 유람선을 타고 쇠제비갈매기 등 자연환경을 즐길 수 있는 수상관광 코스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해안 시화호나 남해안 낙동강 하구 등의 모래밭에서 주로 번식하던 쇠제비갈매기는 2013년부터 안동의 안동호에 나타나기 시작해 안동호 가장자리에 있는 약 2000㎡ 면적의 자그마한 쌍둥이 모래섬에 자리를 잡았다. 처음엔 40~50마리였던 것이 시간이 가면서 최근엔 120~130마리로 늘었다. 앞서 2020년과 2021년에 안동시는 쇠제비갈매기를 위해 안동호 내에 반영구적인 인공 모래섬(1800㎡) 2개를 만들었다. 새 서식지는 수위 변화에도 안전하고 수리부엉이 등 포식자를 피하기에도 좋았다.

이때부터 쇠제비갈매기 서식지를 찾는 관광객도 느는 추세다. 지난 4월부터 현재까지 쇠제비갈매기 서식지를 방문한 관광객은 5000여 명.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늘었다. 쇠제비갈매기는 올 1월 환경부로부터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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