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천주교 사적지, 충남을 알릴 기회가 왔다”
충남도가 전 세계 가톨릭 청년들의 최대 축제인 ‘2027년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 서울 개최 소식에 분주한 모습이다. 4년 뒤 수십만 천주교 신자가 찾아올 세계청년대회를 앞두고 충남을 세계에 알릴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충남은 세계 천주교 역사에서도 가치를 인정받은 해미국제성지와 첫 한국인 신부인 김대건 성인(聖人)의 탄생지 등 많은 유산을 보유하고 있는 곳. 충남도는 이미 순례객 맞이를 위해 준비에 들어갔다.
지난 6일 오전(현지 시각)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2023 세계청년대회’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서울을 2027년 세계청년대회 개최지로 공식 발표하자 김태흠 충남지사는 곧장 환영의 메시지를 냈다. 최근에는 간부회의를 열어 “도내 천주교 유산들을 세계적인 명소로 만드는 데 집중하라”고 지시하면서 “가톨릭 세계청년대회는 충남을 세계 무대에 알릴 다시 오지 않을 기회”라고 강조했다.
세계청년대회 본행사는 개최지인 서울에서 6일 동안 열린다. 그러나 참가자들은 예전처럼 서울 인근 교구로 분산될 가능성이 높다. 충남도는 충남과 대전, 세종을 관할하는 대전교구에 최대 5만명이 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에는 공식 참가자만 35만명에 달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세계청년대회 참가자 일부가 충남에 배정되는 것은 물론, 천주교 신자라면 누구나 유적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충남을 찾게 될 것“이라며 “순례객 규모에 맞게 우리 도도 미리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남에는 천주교 관련 사적지만 50여 곳이 있다. 전국에서 가장 많다. 2014년 가톨릭 아시아청년대회가 열렸던 서산 해미성지와 당진 솔뫼성지가 대표적이다. 당시 아시아권 청년 신자 7만여 명이 모였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이 참석해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해미성지는 1000여 명의 조선시대 초기 천주교 신자가 처형된 아픔을 간직한 곳이다. 교황청은 해미성지의 역사적 가치를 인정해 2021년 국제성지로 지정했다. 아시아에선 세 번째이고, 국내 단일 성지 중에선 최초다.
한국 천주교의 요람이라고 불리는 솔뫼성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1821~1846) 신부가 태어난 곳이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곳 김대건 신부의 생가 터 앞에 앉아서 기도를 올리기도 했다.
예산 여사울성지는 충청 지역 첫 천주교 신자이자 순교자인 이존창(1759~1801)의 생가 터가 있는 곳이고, 당진 신리성지는 김대건 신부와 중국에서 함께 와 조선 제5대 교구장을 맡은 다블뤼 주교가 사목 활동을 벌인 장소다.
충남도는 벌써 천주교 사적지 정비 사업에 착수했다. 해미국제성지 재(re)-디자인 사업의 일환으로 순례문화센터와 게스트하우스를 짓는다. 대형 행사가 가능한 행사 공간도 갖출 예정이다.
천주교 유적을 도보로 여행할 수 있는 길도 정비한다. 현재 예산과 당진, 홍성, 서산 지역의 천주교 유적을 연결한 내포 천주교 순례길 5개 구간 58.7㎞가 조성돼 있는데, 이곳에 야간 경관 시설과 순례객들을 위한 편의 시설을 보강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충남도는 2002년 9월부터 해미국제성지를 중심으로 지역 내 천주교 유적지를 국제 관광지로 개발하는 종합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서산, 당진, 홍성, 예산의 ‘내포 천주교 순례길’을 세계적 도보길인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처럼 만들겠다는 게 골자다. 충남도 관계자는 “충남의 천주교 유산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치유와 평화의 명소가 되도록 만들어 충남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로 삼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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