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다마고치 인기… ‘방치형 게임’이 다시 뜬다
대작게임 성적 안좋은 국내서도
흥행작 활용 ‘방치형 RPG’ 출시
일본 게임 업체 반다이는 지난달 가상 반려 동물을 키우는 게임기 ‘다마고치 유니(Uni)’를 출시했다. 다마고치는 1996년 첫 모델이 출시될 당시 국내에서도 크게 인기를 모았던 고전 게임이다. 강아지·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고, 놀아주면 알아서 성장하는 방식이다. 반다이는 이번 신제품에 와이파이(무선 인터넷) 기능을 탑재했다. 사용자들은 다마고치 전용 메타버스인 ‘다마버스’에 접속해 전 세계 사용자들과 교류할 수 있다. 2000년대 들어 인기가 시들했던 다마고치는 최근 레트로(복고) 붐이 불면서 세계 시장에서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올 초에는 누적 판매 대수가 9100만개를 넘었다.
게임업계에선 최근 다마고치처럼 간단한 조작만으로 가상 캐릭터를 키울 수 있는 이른바 ‘방치형 게임’ 신작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게임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대작 게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발 비용이 적게 드는 방치형 게임의 비중을 늘리면서 틈새 시장을 노리는 것이다. 방치형 게임은 게임 진행을 위한 별도 현금 결제가 거의 없어 사용자들의 비용 부담도 적은 편이다.
최근 대작 게임의 성적이 좋지 않은 국내 게임사들도 과거 인기를 끌었던 게임 캐릭터를 활용한 방치형 게임을 내놓으며 반등에 나서고 있다. 위메이드플레이는 지난 6월 모바일 퍼즐 게임 ‘애니팡3′에 방치형 콘텐츠 ‘아리의 텃밭’을 선보였다. 게임 캐릭터 아리가 텃밭에서 여러 작물을 키우는 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넷마블은 다음 달 방치형 게임인 ‘세븐나이츠 키우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큰 인기를 모은 역할수행게임(RPG) 세븐나이츠의 영웅 캐릭터 130종을 모으고 육성하는 방식이다.
방치형 게임은 시장에서도 높은 반응을 얻고 있다. 로드컴플릿의 방치형 RPG ‘레전드 오브 슬라임’은 서비스 시작 약 10개월 만에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1800만회를 달성했다. 네오위즈가 지난 2021년 출시한 ‘고양이와 스프’는 누적 다운로드 수 4000만건을 돌파했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숏폼(짧은 동영상)에 익숙한 젊은 층은 장시간 접속해야 하는 기존 대작 RPG보다 다마고치처럼 긴 시간이나 노력을 들이지 않고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 방식이 익숙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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