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 싫어요” “답답해요” 두통 때문일 수 있어요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 우리 아이 건강 상담 주치의] 어린이·청소년 두통
두통은 어린이에게 흔한 증상이며 청소년이 되면 더 자주 발생한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약 60%가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는 심각한 두통을 경험하고 7~9%는 편두통을 앓는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자녀가 두통을 호소하면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참으라고 하거나 진통제를 먹게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두통으로 학교 생활에 지장을 받는 학생이 많고, 심하면 학업 성취도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어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해야 한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두통이 오면 “머리가 아파요”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어지러워요” “피곤해요” “하기 싫어요” “답답해요”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한다. 두통이 3개월 이상 반복돼 식사·놀이·운동 등 일상생활을 제대로 못 하거나 결석·조퇴를 자주 하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포괄적 진료가 필요하다. 증상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일상생활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지, 두통이 시작되면 얼마나 오래가고 반복된 횟수가 어느 정도인지 등 지난 1~2개월의 구체적 증상을 기록해서 병원을 방문하면 진료에 도움이 된다.
어린이·청소년의 두통은 진찰과 검사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1차 두통과 기질적 원인이나 전신 질환으로 발생하는 2차 두통으로 나뉜다. 증상이 점점 심해지고 구토나 식욕 감소가 따르거나 일시적이나마 몸의 한쪽에 힘이 빠지는 경우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어린이·청소년 시기의 두통 유발 요인으로는 학업 스트레스, 수면 부족, 무더운 날씨, 게임 등이 있다. 이 밖에도 눈부심, 소음, 생활 리듬의 변화, 감염, 과로, 배고픔, 특정 냄새, 초콜릿, 콜라 등이 두통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선 특히 학교 생활의 스트레스와 과도한 학업, 이에 따른 신체 활동 부족과 불규칙한 수면 습관 등이 두통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진료실에서 어린이·청소년 환자에게 “군인들은 오후 10시에 자고 오전 6시에 일어나서 달리기를 한다”고 말해주면 놀라는 일이 많다. 그만큼 우리나라 어린이·청소년의 수면이 불규칙하고 잠자는 시간도 부족하다는 뜻이다.
두통을 자주 호소하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는 무엇보다 규칙적으로 이른 시각에 잠을 자는 습관이 필요하다. 그리고 요즘처럼 덥고 습한 날씨에 외출하면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모자를 써서 햇볕을 적절히 차단할 필요가 있다. 아침을 먹지 않는 습관은 두통의 중요한 유발 요인이다. 초콜릿과 카페인 함유 음료 섭취도 삼가야 한다. 또 매일 적절하게 운동할 필요가 있다. 빨리 걷기, 달리기, 줄넘기 등을 주로 권장한다.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는 만성 두통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기저 질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진단의 출발점이 된다. 대부분 검사로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1차 두통이다. 그러나 갑자기 심한 두통이 나거나 점차 심해지는 두통은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뇌종양과 같은 심각한 질환에 따른 두통은 매우 드물다. 그러나 신경학적 진찰에서 이상 소견이 나오거나 신경 기능 이상 증상, 6개월 이내의 심한 두통, 발작 증상이 있는 경우엔 뇌 영상 검사(MRI)가 필요하다. 학교 폭력, 학교 생활의 갈등 등 학교에서 일어난 문제와 가정 문제, 학업 스트레스에 따른 두통이 의심스러우면 심리 상담이 필요하다.
기저 질환이 없는 1차 두통은 심한 두통이 발생할 때 조용하고 어두운 장소에서 쉬거나 잠자기만으로도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두통이 오래가고 심한 경우가 반복되면 약제를 사용한 치료를 하게 된다. 두통의 발작 빈도가 높거나 급성기 치료의 효과가 없으면 예방적 약물치료를 하며 이에 대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
이지훈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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