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불꽃놀이’ 이젠 지구에서 본다… “중성자별 충돌-블랙홀 탄생의 비밀을 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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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별의 폭발과 블랙홀 탄생의 비밀을 풀기 위한 차세대 천문대가 2026년 구축된다.
통상 인공위성에 의존하던 강력한 '감마선 폭발' 관측을 지상에서 하거나 중성자별 충돌, 초신성 폭발 등 우주 탄생과 관련된 다양한 고에너지 천문 현상을 확인하는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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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칠레 등 2곳에 천문대 구축
감마선 관측 망원경 60여 대 설치
고에너지 물리현상 연구 가능해져
17일 주요 외신 등 과학계에 따르면 세계 25개국 150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는 체렌코프 망원경 어레이(CTA) 컨소시엄이 우주 감마선을 집중적으로 관측할 ‘체렌코프 망원경 어레이 천문대(CTAO)’를 이르면 2026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상 망원경을 통해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고에너지 광자의 형성 과정을 낱낱이 밝히겠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크기의 감마선 망원경 여러 대를 북반구 스페인 라팔마섬과 남반구 칠레 아타카마사막에 각각 배치한다. 우주 감마선만을 탐지하는 천문대를 구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가시광선보다 1000억 배 강한 에너지 방출
감마선은 전자기 스펙트럼에서 가장 높은 에너지를 가진 전자기파다. 사람의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보다 최소 1000억 배 강한 에너지를 갖고 있다. 원자핵이 붕괴될 때 등 고에너지 물리 반응에서 관찰할 수 있지만 우주에서는 강렬한 빛이 뿜어져 나와 ‘우주 불꽃놀이’라고도 불리는 감마선 폭발(Gamma-ray Burst·GRB) 등으로 하루 한 번꼴로 발생한다. 짧으면 1초 미만, 길면 몇 시간에 걸친 폭발의 순간이다. 태양이 100억 년 동안 방출하는 것보다 더 많은 고에너지가 순식간에 우주로 방출된다.
감마선 폭발은 질량이 매우 큰 별이 자체 중력으로 인해 중심핵만 남기고 붕괴될 때, 쌍성을 이루고 있는 중성자별 두 개가 에너지를 잃고 서로 가까워지다가 마침내 충돌할 때 발생한다. 충돌한 중성자별들은 하나로 합쳐지면서 블랙홀로 붕괴되기도 한다. 이 두 과정을 통해 엄청난 에너지와 물질이 빛의 속도에 가깝게 우주 공간으로 방출되는데, 이를 제트(JET)라고 한다. 제트가 퍼져나갈 때 감마선도 밝고 강한 빛을 내며 뻗어나간다.
감마선 폭발은 우주에서 매우 흔히 발생하는 현상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워낙 짧은 찰나에 발생하는 데다 감마선이 지구 대기권을 통과하면서 산란되기 때문에 지구에서 직접 관찰하기는 쉽지 않았다. 감마선 폭발이 처음 관측된 건 1960년대 말이지만 이는 지구 궤도의 인공위성이 포착한 것이었다.
● ‘체렌코프 빛’으로 탐지… 과학자 1500명이 분석
지구상에 있는 망원경이 처음 감마선 폭발을 관측하고 분석에 성공한 건 2019년이었다. 독일 막스플랑크물리연구소와 막스플랑크핵물리연구소는 스페인 라팔마섬에 있는 ‘체렌코프 감마선 망원경(매직·MAGIC)’ 등이 포착한 감마선 폭발을 최초로 2019년 11월 20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공개한 바 있다.
새롭게 구축하는 천문대를 CTAO라고 이름붙인 이유는 체렌코프 망원경이 감마선을 탐지하는 데 ‘체렌코프 빛’을 관측하기 때문이다.
CTAO는 초고속 카메라가 탑재된 중간 크기의 망원경(MST) 23대를 스페인 라팔마섬과 칠레 아타카마사막에 설치한다. 큰 크기의 망원경(LST) 4대와 작은 크기의 체렌코프 망원경(SMT) 37대도 이후 추가적으로 설치할 계획이다. 카메라가 우주 현상을 촬영한 후 데이터로 환산하면 1500명의 과학자가 이를 분석한다.
한국은 CTA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지는 않지만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 등 국내 천문학·입자물리학계에서도 감마선 폭발을 비롯한 감마선 이론·관측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김진호 천문연 이론천문센터장은 “감마선 폭발체는 전자기파 스펙트럼 중 가장 높은 에너지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체렌코프 빛 |
감마선은 지구 대기를 통과할 때 대기 중 원자와 충돌하며 무수히 많고 작은 고에너지 입자들을 계속해서 발생시킨다. 빛의 속도는 대기 중에서 0.03% 정도 느려지고, 고에너지 입자들의 속도는 빛보다 조금 빨라지는데 이러한 입자 속도의 차이로 인해 신비한 푸른색을 띄는 체렌코프 빛이 발생한다. 체렌코프 망원경은 바로 이 푸른빛을 촬영해 감마선을 찾아낸다. |
박건희 동아사이언스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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