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수장 "우크라만이 평화 협상 결정"…고위 관계자 발언 수습 나서

"전쟁서 나토 역할은 우크라이나 지원" 거듭 강조
비서실장 "영토 포기하면 나토 가입" 실언 논란 뒤

[서울=뉴시스]조성하 기자 = 스티안 옌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비서실장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양보하는 대신 나토에 가입하는 방안을 거론해 논란을 일으킨 가운데,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이 수습에 나섰다.

아나돌루통신에 따르면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17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아레날에서 열린 회의에서 "평화 협상 조건이 마련되고 협상 테이블에서 수용 가능한 해결책을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우크라이나 국민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쟁에서 나토의 역할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이라는 기존 입장도 거듭 강조했다.

이날 발언은 최근 옌센 비서실장이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대가로 러시아에 점령 당한 영토를 포기하는 방안을 제시한 뒤 나왔다.

옌센 비서실장은 지난 15일 노르웨이 신문 VG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점령 당한) 영토를 포기하고 그 대가로 나토 회원국 자격을 얻는 것이 (종전을 위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를 전폭적으로 지원해 온 나토에서 '우크라이나의 영토 포기' 제안이 처음으로 나온 것으로,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나토 가입을 대가로 영토를 포기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발언 이후 우크라이나는 물론 서방 지도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올레그 니콜렌코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영토와 (나토) 회원국 자격을 교환한다는 발상은 완전히 용납할 수 없다"며 제안을 즉각 거부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도 "나토 우산과 영토를 맞바꾸는 것을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영토를 양보하자는 주장은 러시아에 힘을 싣는 것은 물론 우크라이나에 대한 불공평한 공격이라고 강조해 왔다.

논란이 일자 옌센 비서실장은 이같은 발언이 "실수였다"며 "우크라이나의 미래 상황에 관한 폭넓은 논의의 일부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도 옌센 비서실장의 발언을 두고 "그의 메시지는 나토의 정책은 변함이 없으며 우린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는 것이었다"며 "이는 나와 나토의 주된 메시지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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