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푸틴 정적’ 나발니 독살 시도 관련 러시아인 4명 제재

미국 입국 금지 조치도

미국 정부가 러시아 푸틴의 대표 정적(政敵)인 알렉세이 나발니(46)를 독살하려고 한 러시아인 4명을 제재했다.

작년 5월 법원의 항소심 재판정에서 수감 중인 러시아의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모습이 설치된 화면에 비치고 있다. 나발니는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약 100㎞ 떨어진 포크로프 교도소에서 복역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17일(현지 시각) 러시아 정부 당국자들의 불법 활동을 폭로하려고 한 개인을 상대로 중대한 인권 침해를 저지른 이를 제재하도록 하는 마그니츠키법을 적용해 제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이들 4명이 러시아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이나 FSB 산하 범죄연구소 요원으로 일하거나 이들 기관과 협력해 나발니 독살 시도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재무부 제재와 함께 국무부는 이들 4명과 직계가족의 미국 입국을 금지했다. 브라이언 넬슨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오늘 우리는 블라디미르 푸틴과 그의 정권에 잔혹하고 명분 없는 우크라이나 침공뿐 아니라 러시아 국민의 인권 침해에도 결과가 뒤따른다는 것을 알려준다”며 “2020년 나발니 암살 시도는 러시아의 인권 멸시를 대표한다”고 했다.

러시아 정권의 부정부패를 고발했던 러시아 야권 운동가 나발니는 2011년부터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고위층의 비리를 유튜브를 통해 폭로해왔다. 그러다 2020년 8월 시베리아 톰스크 공항 카페에서 차를 마신 뒤 기내에서 의식불명에 빠졌다. 그를 치료한 독일 의료진은 나발니의 몸에서 노비촉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나발니는 독일에서 5개월 동안 치료를 받은 뒤 귀국하자마자 체포됐다. 이후 열린 재판에서 사기와 법정 모욕 등 혐의로 총 1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고, 최근 19년을 추가로 선고받아 총 30년이 넘는 형을 채워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