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이재명 檢조사 13시간 반만에 종료…"배임은 국토부"(종합)
"진짜 배임죄는 식품연구원·국토부"…지지집회 현장 찾아 인사
(서울=뉴스1) 이장호 김근욱 기자 =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으로 검찰에 출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시간 반이 넘는 조사를 마치고 서울중앙지검을 떠났다.
이 대표는 18일 오전 0시1분쯤 검찰 조사를 마치고 서울중앙지검을 나왔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오전 10시30분쯤부터 오후 9시까지 약 10시간30분 동안 조사를 받은 뒤 3시간가량 조서를 열람했다.
이 대표는 검찰 조사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객관적인 사실에 의하면 전혀 문제될 수 없는 사안인데, 목표를 정하고 사실과 사건을 꿰맞춰간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에 진짜 배임죄는 용도 변경을 조건으로 땅을 팔았으면서 용도 변경 전 가격으로 계약한 한국식품연구원이나, 이를 승인한 국토교통부가 진짜 배임죄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어진 기자들 질문엔 대답을 하지 않다가, "검찰에서 배임액수는 어느 정도로 파악하고 있는 것 같냐"는 질문엔 "배임죄가 될 거 같지는 않다"고 말한 뒤 승용차에 탑승했다.
이이후 박찬대, 정청래, 서영교 의원과 서은숙 최고위원 등 민주당 관계자들 20여명이 이 대표를 마중하기 위해 찾은 서울중앙지검 동문 집회 현장으로 가 이들과 인사하고 악수를 나눴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이 대표 이름을 연방 외쳤고, 이 대표는 이들을 향해 인사를 한 차례 한 뒤 다시 차량에 탑승해 떠났다.
이 대표 변호인인 박균택 변호사는 "이 대표가 진술서를 내고 설명도 많이 했다"며 "(추가 검찰 조사는) 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박 변호사는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이 백현동 사업에서 민간업자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100억원을 받기로 했다는 의혹에 대해 "허황된 주장이기 때문에 아예 검찰 질문에도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백현동 민간업자인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과거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백현동 사업 부지와 관련해 200억원을 요구하면서 "절반은 두 사람에게 갈 것"이라고 했는데, 두 사람을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으로 생각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검찰은 이날 이 대표 조사 내용을 토대로 재소환 및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백현동 개발 사업에서 이 대표 측근이 브로커 역할을 해 민간업자에게 특혜가 제공된 것이 명백하다고 검찰이 판단하고 있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백현동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민간업자들의 요구에 따라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를 변경하는 등 특혜를 제공해 결과적으로 성남시에 손해를 끼쳤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의 선대본부장 출신인 김 전 대표가 로비스트 역할을 맡아 민간업자들의 민원을 들어줬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 대표에게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를 변경한 이유, 당초 계획과 달리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사업에서 빠진 배경, 로비스트 김씨의 범행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이 대표의 위증 교사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했다. 이 대표의 위증 교사 의혹은 김 전 대표의 측근 A씨가 2019년 2월 이 대표의 '검사 사칭' 사건 재판에서 이 대표 측 부탁으로 위증을 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건은 2002년 최철호 KBS PD가 '분당 파크뷰 특혜 분양 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검사를 사칭해 김병량 전 성남시장을 취재한 것이다. 당시 변호사였던 이 대표는 최PD를 도와 검사 사칭에 공모했지만,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PD가 한 건데 옆에서 인터뷰하다가 (사칭을) 도운 것처럼 누명을 썼다"고 말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았다.
이 대표는 이날 검찰에 출석하며 "위임받은 권한은 오로지 국민을 위해서만 사용했고 단 한 푼의 사익도 취한 바 없다"며 "저를 희생제물로 삼아 정권의 무능함과 정치 실패를 감춰보겠다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또 검찰의 소환조사에 떳떳이 응하고, 구속영장 청구 시 제 발로 출석해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겠다고 했다.
ho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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