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으로 불길 막았다" 하와이 산불 안타까운 사연

[앵커]

하와이 산불로 인한 사망자가 늘어나며 가슴 아픈 사연들도 속속 전해지고 있습니다.

3대에 걸쳐 단란하게 살아오던 일가족 4명이 한꺼번에 숨지는가 하면 반려견을 구하려다 숨진 안타까운 사연도 전해졌습니다.

김선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화마가 휩쓸고 가 잔해만 남은 집들, 탐지견들이 희생자의 유해를 찾고 있습니다.

사망자가 100명을 훌쩍 넘으며 안타까운 사연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3대에 걸친 일가족 4명의 유해가 발견된 건 현지시간 10일, 불길을 피하려고 차에 탔다가 변을 당했습니다.

서로 의지하며 탈출을 시도했던 일가족은 멀리 가지도 못하고 집 근처에서 발견됐습니다.

[조시 그린 / 하와이 주지사 : 화재 현장은 정말 참담합니다. 경찰과 의료진이 현장을 발견하면 궁극적으로 가족과 주변인들이 공유하게 될 것을 알기 때문에 매우 힘듭니다.]

반려견을 구하려다 숨진 사연도 전해졌습니다.

이 남성은 주변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반려견까지 챙기다 미처 불길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평소 반려견을 무척 아꼈다는 남성은 당시 온몸으로 개를 품은 채 발견됐습니다.

하와이 산불 이후 반려동물 보호소에는 가슴 아픈 이별을 한 동물로 가득 찼습니다.

[케이트 섀넌 / 동물보호소 : 우리는 이 동물들이 주인과 함께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마우이 섬에서 36년간 거주하다 숨진 이 여성도 남자친구와 안타까운 이별을 했습니다.

한집에 살았던 두 사람은 화마를 피해 함께 나왔지만 검은 연기 속에 헤어지게 됐고, 결국, 여성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시신이 발견된 경우는 그나마 나은 상황으로, 약 천 명으로 추정되는 실종자 가족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에이스 야베스 / 실종자 가족 : 경찰서에도 가보고 적십자사에도 전화하고 찾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다녔어요. 하지만 찾을 수 없어요. 전혀요.]

100년 만에 찾아온 끔찍한 화재,

하와이 주민들은 기나긴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힘겹게 견뎌내고 있습니다.

YTN 김선희입니다.

영상편집 : 김지연

YTN 김선희 (sunn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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