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의혹’ 이재명, 13시간 반 만에 조사 마무리…“검찰이 사건 끼워 맞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백현동 특혜개발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치고 18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을 나서며 발언하고 있다.

경기 성남시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의 피의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자정 무렵 조사와 조서 열람을 마치고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왔다.

이 대표는 전날 오전 10시30분부터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점심·저녁 식사 시간 약 1시간30분을 포함해 총 10시간30분 동안 조사를 받았고, 조서 열람은 전날 오후 9시30분부터 이날 자정 무렵까지 진행됐다. 검찰은 이 대표에게 300장에 달하는 질의서를 바탕으로 조사를 진행했고 이 대표는 30장 분량의 서면진술서로 대응했다고 한다. 이 대표 측은 “조사 과정에서 해명이 필요한 부분을 중심으로 상세히 설명했다”며 “검찰에서 추가 조사 요구는 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2시1분쯤 청사를 나온 뒤 취재진과 만나 “(백현동 개발 사건은) 객관적인 사실에 의하면 전혀 문제 될 수 없는 사안인데, 검찰이 목표를 정해놓고 사실과 사건을 끼워 맞춰 간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에 진짜 배임죄는 용도 변경을 조건으로 땅을 팔았으면서 용도 변경 전 가격으로 계약한 식품연구원이나 이를 승인한 국토교통부, 여기가 진짜 배임죄라는 얘기를 하고 왔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검찰에서 이 대표에 대한 배임액수를 어느 정도로 파악하고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의에 대해서도 “배임 혐의와 무관하다”고 짧게 답했다.

이후 이 대표는 차량을 타고 검찰청사를 빠져나갔다. 이 대표 측 지지자 150여명은 서울중앙지검 인근에 위치한 법원 삼거리에서 이 대표가 조사를 마치고 나온 이후까지도 집회를 이어갔다. 지지자 쪽 집회에는 정청래·서영교·박찬대·천준호·박범계 민주당 의원 등이 현장을 찾았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이던 2014~2015년 백현동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사업을 하면서 민간업자들에게 백현동 부지 용도 변경을 비롯한 각종 특혜를 주어 막대한 이익을 거두게 하고, 성남시에 그만큼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를 받는다. 검찰은 이 대표가 백현동 개발 사업 전 과정에 관여한 최종 결재권자로 보고 수사를 이어오고 있다.

검찰은 이 대표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전망이다. 검찰 안팎에선 수원지검이 수사 중인 쌍방울 그룹의 대북 송금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이 넘겨받은 뒤 백현동 개발 비리 사건과 묶어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번 검찰 조사에 앞서 “검찰이 말도 안 되는 조작수사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면 제 발로 출석해서 심사받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