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지광국사탑의 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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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다는 이유로 112년 동안 타향살이를 했던 고려의 탑.
1975㎞의 여정을 거친 국보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위 귀환은, 역설적이게도 짧고 신속했다.
고려시대 불교미술의 백미로 손꼽히는 지광국사탑의 운명은 파란만장했다.
아직 최종 전시 위치도 정해지지 않았지만, 고려와 조선이 이어 1000년에 가까운 우리의 역사가 새겨진 탑이 시민들과 함께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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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다는 이유로 112년 동안 타향살이를 했던 고려의 탑. 1975㎞의 여정을 거친 국보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위 귀환은, 역설적이게도 짧고 신속했다. 지난 1일 오전 11시에 대전 국립문화재연구원에서 출발한 탑은 3시간도 안돼 원주 법천사지 유적 전시관에 도착했다. 11t 대형차량을 비롯한 진동이 없는 차량 6대에 실려 중부고속도로와 제천~충주 고속도로를 따라 원주로 왔다. 이날 이송된 31개의 부재 중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496㎏ 중량의 ‘탑구석 동면 하단’이 가장 먼저 내려졌다. 고향 땅을 밟는 순간이었다.
고려시대 불교미술의 백미로 손꼽히는 지광국사탑의 운명은 파란만장했다. 탑은 일제강점기인 1911년 일본인에 의해 서울로 옮겨진 이후 일본 오사카로 무단 반출됐다. 1915년 일본이 조선 선진화 논리를 알리는 방편으로 경복궁에서 개최한 박람회 ‘조선물산공진회’ 메인을 장식하기 위해 다시 이송됐다. 국내 송환 이후에도 10여 차례 이건됐으며, 수난은 광복 후까지 이어졌다. 한국전쟁 땐 폭격을 맞아 지붕 부분이 산산조각 나 1만2000여점으로 분리, 훼손됐다. 탑은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온몸으로 웅변했다.
복원 작업도 문화재 보존사에 기록할 만한 과정이었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지광국사탑에 대한 ‘대수술’에 나섰다. 레이저로 표면 오염물을 제거하고, 1957년 섣부른 복원 작업을 하며 쓰인 모르타르를 걷어내는 등 원형 보존에 치중했다. 특히 사라져서 찾을 수 없게 된 부재를, 원래 탑이 있던 법천사지 인근 유사 암석으로 사용해 원재료에 가깝게 복구할 수 있었다.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탑이 ‘완전체’로 복원하기까지는 1년여가 더 남았다. 아직 최종 전시 위치도 정해지지 않았지만, 고려와 조선이 이어 1000년에 가까운 우리의 역사가 새겨진 탑이 시민들과 함께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고단한 세월을 견뎌야 했던 지광국사탑이 비극적인 여정을 마무리하고, 스스로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새로운 운명을 만나기를 바란다. 이수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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