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바닷바람에 산기운 더하니 '금상첨화' '금삼척화'
■ 삼척해변
1.5㎞ 백사장 강원남부 ‘핫플’
커피숍·제철음식 횟집 즐비
■ 증산해변
‘그림책 나라’ 가족 관광객 인기
이사부공원 8월 물썰매장 운영
■ 덕봉산
기암괴석·정상전망대 볼거리 가득
탐방로 외나무 다리 옛 정취 물씬
■ 준경묘
조선왕조 발상지 최고의 명당
울창한 금강송 숲길 산림욕 유명
역대급 폭염의 끝자락이다. 연일 최고기온이 35도를 넘나드는 뜨거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사람들의 이목은 자연스럽게 바다와 산 등 더위를 피할 만한 장소로 쏠리고 있다. 동해안의 깨끗한 해변이나 아름드리 소나무가 빽빽한 곳에 자리를 잡고 연신 불어오는 바닷바람과 산중 바람에 온 몸을 내 맡기는 장면은 상상만 해도 시원하다. 그 옆에 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듯한 시원한 수박에다 얼음이 동동 떠 있는 음료수까지 곁들인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그것도 아니라면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분위기 좋은 카페를 찾아 한동안 쉬어가는 것도 무더위를 피하는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겠다.
■ 사시사철 아름다운 해변 풍광을 선물하는 ‘삼척 해변’
삼척해변은 삼척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해변이다. 삼척해변은 백사장 너비만 400m에 달하고 남북 길이도 1.5㎞를 넘는 드넓은 백사장을 자랑한다. 이 때문에 봄·여름·가을·겨울 등 사시사철 호젓한 해변 풍광을 연출하면서 나 홀로 또는 가족단위로 바다 여행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특히 드넓은 바다를 가로막는 이렇다 할 구조물이 없어 저 멀리 수평선 너머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는데 좋다. 여기에 쏠비치 삼척 리조트가 들어선 이후 삼척해변 일원은 강원 남부권에서 가장 핫한 관광지로 변모해 즐길거리가 많다. 동해바다의 아름다운 풍광을 내려다보며 커피 한잔을 즐길 수 있는 독특한 콘셉트의 커피숍을 비롯해 동해안 제철 음식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횟집 등 식당가가 즐비하다. 여기에 해변 백사장을 따라 걷는 관광객을 위해 조성한 수백미터 길이의 목재데크와 하트모양 조형물 등으로 꾸며진 사랑공원 등에서 사진을 찍으며 나만의 추억을 쌓을 수 있다. 해수욕장 뒤편으로는 송림이 울창하고 가까이 민박과 호텔 등이 있어 숙박과 숙식이 자유롭다. 쉴새없이 밀려와 부서지는 파도에 온 몸을 맡기고 시원한 여름 나기를 추천한다.
■ 호젓한 나만의 바닷가‘증산 해변’
애국가 첫 소절에 나오는 촛대바위가 있는 동해 추암 해변과 맞닿아 있는 삼척 증산해변은 길이가 300~400m 정도로 아주 작은 해변 가운데 하나다. 바로 인근에 쏠비치 삼척 리조트가 있어 평소 호젓한 바다 산책을 즐기는 관광객들을 심심치 않게 만나볼 수 있다.
증산해변 옆에는 지난 2011년 8월 개장한 이사부 사자공원이 있다. 신라 지증왕 13년(512년), 지금의 삼척인 실직국 군주인 이사부 장군이 우산국(울릉도, 독도)을 복속시키면서 일종의 위협 수단으로 ‘나무 사자상’을 활용했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공원이다. 곳곳에 사자와 관련된 조형물이 설치돼 있고, 최근에는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 나라’까지 있어 가족단위 방문객들에게 인기가 좋다. 8월 한달동안은 이 곳에 물썰매장이 마련돼 피서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8월 말까지 문을 여는 물썰매장은 폭 1.5m, 길이 58.7m, 경사 12도 규모의 슬로프 10개 라인을 갖추고 있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이며 오전 9시 30분~11시 30분, 오후 1~3시, 오후 3시 30분~5시 30분 등 하루 3타임(2시간)씩 운영된다. 안전사고 예방 차원에서 각 타임별로 70명 이하의 인원 제한을 둔다. 또 매주 월요일은 시설점검 등으로 운영하지 않는다. 이용은 4세 이상부터 가능하고 1인당 이용료는 5000원이다.
또 공원 해변 남쪽 끝에는 삼국유사의 ‘해가’라는 설화를 토대로 한 ‘해가사의 터’가 있다. 이 곳에는 설화 내용이 그려진 직경 1.3m의 오석(烏石)으로 만든 드래곤 볼(Dragon Ball)이 있어 눈길을 끈다.
■ ‘바다 위 산’으로 불리는 덕봉산
삼척 맹방해변 끝자락 덕산해수욕장에 위치한 덕봉산은 멀리서 보면 마치 바다 위에 홀로 외로이 떠 있는 섬처럼 보인다. 지금은 백사장으로 연결됐지만 원래는 섬이기도 했다. 산 주변으로 기암괴석이 즐비하고 정상 전망대에서 동해안 명사십리의 대명사인 맹방해변과 동해바다를 한 눈에 볼 수 있어 여름을 피하기에 최고의 명소이다.
덕봉산은 1968년 11월 울진·삼척지구 무장공비 침투 사건 이후 군 경계 시설이 설치되면서 50년 넘게 일반인 출입이 금지됐던 곳이다.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400여m 구간의 철책과 육중한 출입문 3개가 반세기만에 철거되고 해안길에서 정상까지 가볍게 오르는 1㎞ 남짓한 데크길이 깔리면서 옛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아직 데크길을 따라 곳곳에는 군 경계 장비와 초소 등이 보이지만 데크길과 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특히 바닷길을 따라 늘어선 수십개의 기암괴석 가운데 어떤 것은 사람 얼굴을, 어떤 것은 동물 형상을 하고 있어 나름대로 상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해안생태탐방로는 바다의 기암괴석을 볼 수 있는 해안코스와 대나무 숲이 우거진 정상부로 올라가는 내륙코스로 구성돼 있다. 특히 덕산해변에서 덕봉산 탐방로를 잇는 200m 남짓한 외나무 다리는 옛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다. 백사장을 따라 길게 이어진 외나무 다리는 그 자체만으로도 환상의 사진 명소여서 아름다운 여름 추억을 선사한다.
■ 아름드리 소나무로 둘러싸인 조선 왕조 발상지 ‘삼척 준경묘’
삼척시 미로면 활기리는 조선 태조 이성계의 5대조이며, 목조의 아버지인 양무장군의 묘가 있다. 조선 왕조의 발상지라는 점에서 풍수상 조선 최고의 명당으로 손꼽힌다.
고려 3년(1899년) 준경묘 제각과 비각을 건축하고, 17㎞ 남짓 떨어져 있는 ‘흑악사’를 원당사찰로 지정하면서 천은사로 사명을 개명한 인연을 갖고 있다. 활기리(活耆里)라는 지명은 황제가 나왔다는 ‘황기(皇基)’에서 유래했다. 조선왕조의 태동을 예언한 백우금관의 전설(백마리 소 대신 흰 소, 금관 대신 귀리 짚으로 관을 만들어 사용했다는 내용)이 있는 조선 태조 이성계의 5대조 양무장군과 4대조 목조대왕(이안사)이 살던 곳이다. 양무장군 묘역인 준경묘 주변으로 울창한 황장목 숲이 우거져 있어 평소에도 많은 사람들이 산림욕을 즐기는 곳으로 유명하다. 활기리에서 준경묘로 가는 길목은 가파른 산길로 이어져 있지만, 그 끝에 다다르면 탁 트인 평지가 나타나고 아름다운 금강송 숲길이 이어진다. 하늘로 곧게 뻗어있는 금강송은 속이 누렇고 단단해 황장목이라 불린다. 조선말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할 때 재목으로 썼다고 하며, 지난 2008년 화재로 소실된 국보 1호 숭례문과 광화문을 복원할 때도 사용될 정도로 아름드리를 자랑한다. 준경묘 입구에 있는 ‘미인송’은 2001년 충북 보은의 정이품 소나무와 혼례를 치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정민 koo@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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