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에 밀린 맏형 삼성생명, 1등 보험사 타이틀 탈환할까
삼성생명, 호실적에도 삼성화재에 순이익 밀려
생보사, 업황 악화 속 하반기 실적 방어 고심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생명보험업계 1위이자 삼성 금융계열사 맏형 격인 삼성생명이 호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올해 상반기 동생 격인 삼성화재에게 실적이 밀렸다. 특히 손보업계의 전반적 당기순익이 생보업계를 넘어선 이후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생보업계 위세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손보사에 더 유리한 새 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되며 생·손보업계 간 실적 차이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돼 생보업계 1위인 삼성생명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1조38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 지배기업 소유지분 순익으로 보면 전년 동기 대비 54.5% 늘어난 9742억 원이다.
보험사의 장래 이익을 반영하는 주요 지표인 신계약 보험서비스마진(CSM)은 1조 8159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조6800억 원) 대비 8.1% 증가한 수치다. 2분기 말 CSM은 11조9000억 원으로 전년 말(10조7000억 원) 대비 10.8% 상승했다.
보험료(월납·분기납·일시납)를 연기준으로 환산한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의 경우 2분기 9223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6744억 원) 대비 36.8% 상승했다. 특히 보장성 신계약 APE는 2분기 7784억 원으로 전년 동기(4316억) 대비 80.4% 상승했다.
지난 2분기 말 기준 총자산은 300조6000억 원을 기록했다. IFRS17에 따른 지급여력비율(K-ICS비율)은 220~225% 로 전망했다.
삼성생명은 상반기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47% 늘어나 1조 원을 넘어섰지만 동생 격인 삼성화재에는 뒤처졌다. 삼성화재의 올해 상반기 연결 세전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25.2% 성장한 1조6286억 원을 기록했으며, 연결 지배주주지분 순이익은 1조2151억 원으로 전년 대비 27.4% 증가했다. 삼성생명과 비교하면 1700억 원 가량 더 많은 수치다.
삼성화재의 세전이익 중 보험손익은 1조258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5% 늘었고, 투자손익은 3541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7.9% 성장했다. 장기보험은 보험손익 8616억 원으로 전년 동기비 29.2% 증가했다. 미래 수익의 원천이 되는 CSM 규모는 올해 2분기 말 12조6549억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4535억 원 확대됐다. 삼성생명보다는 7000억 원 가량 더 높다.
다만 신계약 CSM의 경우 삼성생명이 1조8159억 원을 기록해 삼성화재(1조4426억 원) 보다 앞섰다. 삼성생명은 하반기에도 실적 방어를 위해 신계약 판매를 통해 보험 체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상반기 신계약 CSM은 1조8000억 원 정도 달성했다. 신계약 중심으로 계속 판매를 확대해서 보험 쪽 본연의 손익 확대를 견제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실적 방어를 위해 보험 체력을 강화할 예정이며 신계약 판매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손보사의 생보사 순익 역전 현상이 삼성 금융계열사 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손보사에 더 유리한 IFRS17가 도입되며 생·손보업계 간 실적 차이는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보험사(생보사23개·손보사31개)의 당기순이익은 9조1800억 원으로, 전년(8조2600억 원)보다 11.1% 증가했다. 이 중 생보사의 당기순익은 3조7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손보사의 당기순익은 5조47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조1400억 원(26.6%) 증가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생보사들이 손보사들에 비해 성장세가 주춤한 원인으로 주력 상품인 종신보험 판매 위축을 꼽는다. 생보사 특성상 사람과 관련한 상품을 주력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점점 성장동력을 잃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생보사들이 하반기 실적 방어를 위해서는 IFRS17과 K-ICS 등 새로운 자본규제 적용에 따른 불확실성을 줄여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비교할 때 생보업계와 손보업계의 입지가 많이 뒤바뀐 것은 사실"이라며 "생보업계는 현재 인구 감소와 고령화, 현재를 중시하는 젊은 층의 인식 등으로 주력 상품인 종신보험 판매가 위축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손보업계는 비교적 가입 기간이 짧고 생활 밀착형인 상품이 주를 이루면서 영업영역을 잘 구축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보업계는 IFRS17과 K-ICS 등 새로운 자본규제 적용에 따른 불확실성을 줄이는 노력을 이어가고, 규제 개선과 신상품 개발 등에 힘을 쏟는 게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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