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가 나라를 구하네…美 월마트·타겟·TJX·홈디포 모두 실적상승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3. 8. 17.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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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 뉴스룸 홈페이지

미국 소매할인체인 월마트(Walmart)의 미국내 점포 2분기 매출이 전분기보다 6.4% 증가해 예상치 4.1%를 크게 넘어섰다. 월마트 경영진은 연간전망을 상향조정했는데, 전일 타겟이나 TJX그룹도 비슷한 서프라이즈 보이면서 하반기 미국경제가 경기침체 없이 성장을 유지할 것이라는 이른바 '노랜딩' 가능성을 높였다.

17일(현지시간) 월마트는 2분기 매출이 1616억3000만 달러를 기록해 예상치인 1602억7000만 달러를 웃돌았다고 밝혔다. 주당 이익도 1.84달러를 기록해 예상치이전 1.71달러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78억9000만 달러(주당 2.92달러)로 전년비 53% 급증했다. 소비세가 그야말로 기지개를 활짝 폈다는 의미다.

월마트의 판매증가는 미국 소비자들이 식품과 생필품 등에 관한 소비지출을 줄이지 않고 있다는 해석을 낳게 한다. 월마트는 생필품 가격의 최저가 전략으로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회원가입을 통해 대량 묶음판매로 할인 경쟁력을 보이는 코스트코(Costco)와는 다른 전략이다. 대신 월마트도 최근 월마트 플러스라는 이름으로 멤버십 프로그램을 시작해 새 수익원을 삼고 있다. 더크 맥밀런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5년 간 매출보다 이익이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외식보다 집밥…인플레가 할인마트에 오히려 호재
A waiter serves food at a restaurant near Times Square in New York City, U.S., December 16, 2021. REUTERS/Jeenah Moon/File Photo
월마트의 약진은 인플레이션 문제로 외식시장의 평균가격이 너무 급히 오른 반사이익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외식보다는 집에서 홈메이드 음식을 만드는 트렌드에 맞는 상품 구성을 갖추면서 미국인의 일상생활을 더 깊숙히 파고 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회사 측은 블렌더와 믹서 같은 조리 도구들의 판매도 높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월마트는 특히 롤백스(Rollbacks)라 불리는 한정시간 특가 전략이 고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마트US 최고경영자(CEO)인 존 퍼너는 "회사가 배낭과 칩과 같은 품목을 할인 가격으로 제공하자 매출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최근 1년간 미국내 매장들은 식품류의 롤백스 행사를 늘려왔다.

전일 아마존에 이어 2위 소매체인인 타겟도 이익률이 높아진 성과를 보고했다. 2분기 매출은 247억7000만 달러로 예상치인 251억6000만 달러에 못미쳤지만 주당 이익이 1.8달러로 1.39달러를 훨씬 상회했다. 브라이언 코넬 최고경영자(CEO)는 7월 타겟의 매출과 매장 트래픽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회사가 이자율 상승과 올 가을 학자금 대출 상환금 반환, 일상용품 가격 상승 등 하반기 추세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겟 TJX 홈디포 줄줄이 어닝서프라이즈
할인소매업체인 TJX컴퍼니스도 2분기에 127억 6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려 예상치인 124억 5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주당 이익은 85센트를 올려 예상치 77센트를 상회했다. TJX는 미국에서 TJ맥스 백화점과 마샬스(Marshalls), 홈굿(HomeGoods), 씨에라(Sierra), 홈센스(Homesens) 등을 운영하는 할인형 소매체인 그룹이다.

주택관련 소매판매업체 홈디포는 화요일에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냈다. 5월부터 7월까지 회계분기 동안 429억 2000만 달러의 매출로 예상치(422억 3000만 달러)를 뛰어넘었다. 주당 이익도 4.65달러를 벌어 예상(4.45달러)을 넘어섰다.

미국 상무부는 7월 소매판매가 전월비 0.7% 증가해 4월부터 시작된 전월비 증가세가 4개월째 이어졌다고 밝혔다. 지난 2월에 전월비 -0.7%였던 소매판매는 3월에는 -0.9%로 하락세가 더해져 위기감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4월에 0.4% 증가로 성장세로 반전한 이후 5월에 0.7%, 6월에 0.3%, 7월에 0.7%로 점점 나아지고 있다.

소비가 경제 규모(GDP)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경제는 연착륙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하반기 들어서도 노동시장은 굳건한 모습을 보이고 소비는 증가세를 이루고 있어서다. 지난달 미국의 실업률은 3.6%로 반세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 중인데 기업들이 대량 정리해고 등에 돌입하고 있지 않은 까닭이다. 기업들은 코로나19 펜데믹 과정에서 이미 정리해고를 크게 한 상황이라 해고와 재고용에 따른 비용 편익 계산 차원에서 현재 고용한 인원을 중장기적으로 흡수하려는 선택을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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