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패 탈출 알리는 9회말 동점 투런, 손아섭 “올시즌 그 어떤 홈런보다 기분 좋았다”
9회말 극적인 동점 홈런에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 NC가 한화를 꺾고 천신만고 끝에 3연패 늪에서 벗어났다. 양 팀 합쳐 30안타 19득점의 난타전에서 NC가 웃었다.
NC는 17일 창원 한화전에서 연장 10회말 김수윤의 끝내기 안타로 한화를 10-9로 이겼다. 선두타자 윤형준이 2루타를 치고 나갔고, 김수윤이 2루수와 유격수 사이 한가운데를 뚫어내는 적시타를 때렸다. 전날 결정적인 주루사로 고개를 떨궜던 박영빈이 대주자로 나와 거침없는 질주로 홈을 파고 들어 경기를 끝냈다. NC는 9회까지 7-9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었지만, 1사 1루에서 주장 손아섭이 극적인 동점 홈런으로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가는데 성공했다.
동점 투런의 주인공 손아섭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올 시즌 때린 그 어떤 홈런보다도 기분이 좋다”며 “팀이 연패 중이었고, 연장 승부에 1점 차 승부가 많아서 선수단 전체가 좀 힘들었는데 힘든 경기에서 이겨 기쁘다”고 말했다.
전날까지 한화 3연전 첫 2경기에서 무안타였던 손아섭은 이날 6타수 3안타 5타점으로 맹활약했다. 5-8로 끌려가던 7회말에도 손아섭은 좌중간 담장을 직접 맞히는 2타점 2루타를 때렸다. 공이 조금만 더 뻗었으면 동점 스리런이 될 뻔한 타구였다. 손아섭은 “손맛은 느꼈는데, 제가 힘이 떨어진 건지 공인구 때문인지 안 넘어가더라”며 “9회말 공도 안 넘어갔으면 은퇴 시기를 앞당겨야 하나 고민할 뻔했다”고 웃었다.
손아섭은 9회말 홈런에 대해 “정말 오랜만에 장타를 노리고 타석에 들어갔다”며 “실투가 오기를 바라고 있었는데, 3구째 실투가 왔다. 하늘이 그래도 저를 버리지 않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전 강인권 NC 감독은 선수단 훈련을 생략했다. 자율 훈련도 허락하지 않았다. 푹 쉬면서 체력을 아끼는 게 차라리 낫다는 판단이었다. 손아섭은 “확실히 도움이 됐다. 체력 관리는 잘한다고 생각하는데, 지난주부터 많이 힘들었다”면서 “오늘은 몸이 가벼웠다”고 말했다.
끝내기 안타를 때린 김수윤도 “믿을 수 없이 행복하고, 팀 연패를 끊을 수 있어서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무사 2루에서 김수윤이 처음 받은 사인은 보내기 번트였다. 그러나 이종욱 코치가 상대가 전진 수비를 하면 과감하게 스윙을 하라고 조언했고, 김수윤은 망설임 없이 방망이를 휘둘러 긴 승부의 영웅이 됐다. 강인권 감독은 “끝까지 응원해 주신 팬들과 선수들 모두 승리하고자 하는 집념으로 만든 승리였다”며 “팬들과 선수들 모두 마지막까지 고생했는데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오늘 승리를 계기로 좋은 분위기 이어서 주말 경기도 좋은 모습 보이겠다”고 전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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