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마다 방귀 냄새나서 어지러워” 코레일 직원이 꼽은 황당 민원

정채빈 기자 2023. 8. 17.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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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열차가 선로 온도를 낮추기 위해 자동 살수 장치를 작동하며 달리고 있다./뉴스1

“30분마다 방귀를 뀌어대는 승객이 있는데 그 냄새 때문에 어지러울 지경입니다. 방송 부탁드립니다”

지난해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는 일 평균 144건, 연간 5만 6660건의 민원이 발생했다. 이 중 직원들에게 큰 웃음을 준 황당 사례가 코레일 공식 유튜브채널 ‘한국철도TV’에 15일 소개됐다.

코레일 고객의 소리(VOC) 담당 직원은 “민원을 보고 부서원들이 크게 웃었던 사례가 있다”며 한 사례를 소개했다. 해당 민원은 지난 6월 8일 “30분마다 방귀를 뀌는 승객이 있어 냄새 때문에 어지러울 지경”이라는 내용으로 접수된 것이다. 이 민원을 넣은 고객은 안내방송을 통해서 민원을 해결해달라고 요청했다.

방귀 냄새에 힘들다며 안내 방송을 요청하는 내용의 민원./유튜브 채널 '한국철도 TV'

이에 대해 직원은 “‘방귀를 뀌지 마라’는 안내방송을 할 수가 없지 않나. 그래서 조금 난감한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민원이 올라오면 상황에 대한 고객의 의견을 경청하고 대안을 제공해야 한다”며 “(고객에게) 가급적 승무원 도움을 통해서 여행 중 힘든 부분은 별도로 안내받으면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다고 상세하게 얘기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철도공사 매니아’의 민원도 직원들을 당황케 했다. 같은 부서의 다른 직원은 “철도공사 차량 편성·입고와 관련해 지속해서 문의한 경우도 있었다”며 한 승객이 2년간 민원을 1320건 넣은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감동적인 민원 사례도 전해졌다. 직원에 따르면 서울에서 대전까지 가던 한 고등학생이 졸다가 대전역을 지나치고 서대구역까지 가버린 일이 있었다. 늦은 시간에 서대구역에 내린 학생은 막차가 끊겨 바로 돌아갈 수 없었다. 또 해당 역은 대구 외곽에 위치해 있어 인적도 드문 상태였다.

이같은 상황에서 학생의 어머니는 학생과 연락이 되지 않아 걱정이 돼 고객센터로 문의 연락을 했다. 사연을 전해 들은 역무원은 역 앞 도로에서 학생의 어머니가 도착할 때까지 약 2시간을 기다렸다가 학생을 안전하게 돌려보냈다고 한다.

한편 코로나가 방역조치 완화로 국내 여행이 활성화되면서 열차를 이용하는 승객이 코로나 이전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코레일과 SRT 운영사 에스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철도 이용자는 3926만 260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1분기 3898만 5696명을 기록한 것과 비교했을 때 0.7% 증가한 것이다. 코로나가 유행하기 시작한 2020년 1분기 대비 49% 늘었고, 2021년과 2022년 1분기보다는 각각 69%, 44%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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