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불편한 통계 감추기와 조작

박희준 2023. 8. 17. 23:1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15일 별세한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는 국내 통계학의 기틀을 잡은 학자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1970년 고려대 김준보, 성균관대 강오전 교수 등 46명과 함께 창립한 한국통계학회에서 간사를 맡았다.

통계는 일상생활과 사회학, 과학, 공학 등 다양한 학문에서 필수지만 경제와는 떼려야 뗄 수 없다.

북한과 베네수엘라 등 일부 국가는 워낙 좋지 않은 경제 사정을 감추려고 통계를 조작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별세한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는 국내 통계학의 기틀을 잡은 학자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그가 쓴 통계학(1965년)이나 수리통계학(1974년) 등은 대학에서 교재로 널리 쓰였다. 1970년 고려대 김준보, 성균관대 강오전 교수 등 46명과 함께 창립한 한국통계학회에서 간사를 맡았다. 학회가 만들어지고서야 용어 통일이 이뤄지는 등 국내 통계학 발전의 토대가 마련됐다.

통계학은 불확실성에 대한 논리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고 해석해 패턴이나 관계를 이해함으로써 의사결정을 돕는다. 아침에 집을 나서면서 우산을 챙길지를 결정할 때 참고하는 일기예보는 통계를 기초로 한다. 구름의 양과 방향 등 데이터를 분석해 지역별로 비가 올 확률을 알려준다. 휴가철 가장 빠른 길을 찾아 주는 내비게이션 길안내는 교통량과 소요 시간 등을 통계처리한 결과다.

통계는 일상생활과 사회학, 과학, 공학 등 다양한 학문에서 필수지만 경제와는 떼려야 뗄 수 없다. 경제 현상이나 문제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 식음료나 과일 등 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 일자리 창출이나 수출입 실적이 좋은지, 한 해 나라 살림을 잘 했는지를 알려면 통계처리한 수치를 봐야 한다. 자본주의 경제에서 투명하고 객관적인 통계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IMF(국제통화기금)나 IBRD(세계은행) 등 국제금융기구가 특정 국가에 자금을 지원하기 전에 반드시 요구하는 게 국제적 기준의 경제통계다.

북한과 베네수엘라 등 일부 국가는 워낙 좋지 않은 경제 사정을 감추려고 통계를 조작한다. 중국의 통계 신뢰성도 종종 의심받는다. 중국이 이번에는 청년실업률을 당분간 공개하지 않기로 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통계 최적화 작업을 이유로 들었다. 속내는 ‘졸업하면 곧 실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청년실업 실상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서다. 지난 6월 청년실업률이 공식 21.3%, 비공식 46.5%라고 한다. 지난 해에는 코로나19 감염자가 폭증하자 일일통계 발표를 중단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우리가 중국을 손가락질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문재인정부 시절 집값 통계가 정권 입맛에 맞게 조작된 정황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진행되고 있으니 말이다.

박희준 논설위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