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별이라고 해"···딩동댕 유치원에 '자폐아동 캐릭터' 나온다

차민주 인턴기자 2023. 8. 17.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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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딩동댕 유치원’에 새 캐릭터 ‘별이'를 등장시킨다. 사진=EBS 홈페이지 캡처
[서울경제]

EBS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딩동댕 유치원'에 새 캐릭터 ‘별이’를 등장시킨다.

18일 방송되는 EBS 1TV '딩동댕 유치원'에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별이가 첫 등장한다. EBS 측은 "한국 유아·어린이 프로그램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캐릭터를 등장시켜, 그동안 지향해 온 '이해와 존중' 그리고 '통합교육'의 가치를 이어 나갈 예정"이라고 16일 소개했다.

‘딩동댕 유치원’ 제작진은 발달장애 아동의 특성을 알고, 이를 이해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기 위해 별이를 탄생시켰다.

별이는 몸이나 팔을 흔드는 상동행동을 보이고, 소음에 민감하며, 자동차 장난감을 유난히 좋아하는 등 같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이들이 흔히 보이는 특징이 있다. 또 별이는 수많은 탈 것 장난감을 보고 어려운 이름까지 척척 맞히는 모습을 보이다가도, 자동차 경적 등 소음과 빛이 주는 자극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별이가 처음 등장하는 '안녕, 별아' 편에서는 '딩동댕 유치원'의 친구들이 별이를 만나게 되고, 든든한 선생님 '딩동샘'을 통해 유아·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별이만의 특징을 전한다. 이어 "별이의 생각을 알고, 또 이해한다면 우리는 벌써 친구가 될 준비가 된 거야"라고 말하며 '통합교육'의 가치를 강조한다.

18일 방송되는 EBS 1TV 프로그램 ‘딩동댕 유치원’에 첫 등장할 캐릭터 ‘별이'. 별이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지닌 아이다. 사진=EBS 제공

제작진은 "별이를 등장시키기까지 심사숙고의 나날을 보냈다"며 "단순히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특징이 아닌 사고나 행동, 언어적인 표현으로 해당 장애의 특징을 드러내야 하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전문가의 자문, 관련 서적은 물론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아동 가족의 인터뷰 및 교육과 일상을 담은 영상 등을 적극적으로 참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감각이 무척 예민하고, 눈 맞춤이 안 되거나 짧으며, 언어발달 지연 등 수많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특징을 살핀 후, 캐릭터 별이를 일반적이되 특수 교육을 꾸준히 받아 온 유아로 설정했다"며 "'스펙트럼'이란 단어가 붙은 만큼 다양한 모습을 보이는 장애를 설명하고 표현하기는 어려운 일이어서 제작진 회의는 거듭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별이를 연기할 손 인형 연기자와 담당 성우의 연구도 잇따랐다. 별이의 몸짓과 목소리를 직접 구사하는 데 있어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의 특성인 상동행동과 시각 추구, 호명 반응 등 드러나는 특징을 사실적으로 그려야만 하기 때문이다. 잘못된 정보와 편견은 장애 아동에 대한 배제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유아·어린이에게 발달장애 아동의 특성을 정확하고 왜곡 없이 그려 이해시키겠다는 취지다.

'안녕, 별아' 편에 대해 제작진은 "타인에 대한 태도와 인식이 정착되는 유아·어린이 시기에 경계와 존중, 다양성이라는 가치를 보다 폭넓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딩동댕 유치원'의 또 다른 도전"이라며 "제작진은 이번 도전이 '발달장애 아동 또한 우리 사회 구성원이며, 그들과 어우러져 살아가기 위해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는 토대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했다.

한편 ‘딩동댕 유치원’은 우리나라 대표 어린이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5월부터 다문화가정, 조손가정, 장애, 성 역할 변화 등을 반영한 캐릭터들을 등장시켜왔다. 프로그램을 맡은 이지현 피디는 “장애인과 다문화, 양성평등을 대표하는 캐릭터들을 넣어 편견을 깨고 싶었다. 이들은 위로의 대상이 아니고, 고정된 성 역할은 없다는 걸 아이들은 물론 부모들도 알기를 바랐다”고 했다.

2017년 미국 공영방송 PBS에서 진행하는 어린이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에 처음 등장한 자폐 스펙트럼 장애 캐릭터 줄리아. 사진=유튜브 갈무리

해외 유아·어린이 프로그램에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캐릭터가 이미 등장한 바 있다. 대표적으로 2017년 미국 공영방송 PBS ‘세서미 스트리트’에 나온 ‘줄리아’다. ‘세서미 스트리트’는 줄리아를 소개하며 그와 노는 법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해왔다. ‘줄리아’의 등장은 미국 사회 내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이해를 크게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차민주 인턴기자 mj01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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