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 '일본 주장' 리버풀 이적...슈투트가르트 먼저 발표 "와타루의 꿈이었다"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슈투트가르트는 엔도 와타루에게 리버풀로의 이적을 허가했다.
슈투트가르트는 17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SNS를 통해 세바츠찬 회네스 슈투트가르트 감독의 말을 전했다. 그는 "구단에서 와타루의 협상을 허가했다. 와타루는 메디컬 테스트를 위해 영국으로 이동했다. 오늘 훈련에 참가하지 않았다. 30살의 나이에 와타루는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로 합류할 기회를 얻었다. 그의 꿈이었다"고 직접 언급했다.
슈투트가르트 구단과 감독은 팀의 주장인 와타루가 리버풀 이적이 발표만 앞둔 상태가 되자 먼저 발표를 해버린 것이다. 회네스 감독의 말처럼 와타루는 이미 영국에서 리버풀 이적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회네스 감독은 "구단의 입장에서 보면 우리는 경제적으로 이득을 얻었다. 하지만 스포츠적인 관점에서 나는 전혀 기쁘지 않다. 와타루는 스포츠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중요한 선수다. 우리의 주장이다. 와타루는 출전 가능한 독일 분데스리가 리그 102경기에서 99경기를 뛰었다. 중요한 순간에 우리한테는 와타루가 있었다"며 와타루의 이적에 대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동시에 회네스 감독은 "안타까워하지는 않을 것이다. 축구적으로 보면 와타루가 그리울 것이라 후회스럽겠지만 단기적으로 보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내부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장기적으로는 대체자를 찾고 있다"고 언급했다.
슈투트가르트의 발표가 나오기 전 영국 '디 애슬래틱'은 "와타루는 금일 늦게 리버풀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받을 것이다. 와타루는 어제 1900만 유로(약 276억 원)에 슈투트가르트에서 리버풀로 이적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와타루는 일본 J리그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유럽 무대로 진출한 케이스다. 쇼난 벨마레와 우라와 레즈를 거쳐서 2018년 벨기에 신트 트라위던으로 이적했다. 곧바로 좋은 활약을 보여줬고, 2019년부터 슈투트가르트에서 뛰면서 전설이 된 선수다.
와타루는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활약하면서 빌드업을 도맡았다. 와타루 이적 당시에 슈투트가르트는 독일 2부리그에서 머무르고 있었는데 와타루는 분데스리가 승격 일등공신 중 하나였다.
분데스리가에서도 와타루의 활약은 이어졌다. 승격 첫 시즌 슈투트가르트는 돌풍을 일으키면서 분데스리가 9위에 자리했다. 와타루는 이때의 활약을 인정받아 슈투트가르트에서 2021년부터 주장을 맡기 시작했다.
직전 2시즌 동안에 슈투트가르트에서는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많은 경기를 소화했지만 2021-22시즌에는 15위로 간신히 분데스리가 잔류에 성공했다. 2022-23시즌은 더욱 험난했다. 16위를 기록하면서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렀다.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면서 슈투트가르트는 분데스리가에 남게 됐다.
슈투트가르트는 다시 한번 와타루 주장 체제로 나아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리버풀의 제안을 받으면서 와타루에게 이적을 허가했다. 슈투트가르트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와타루는 슈투트가르트와의 계약이 1년 남은 상태였다. 내년 여름에는 팀의 주장을 이적료 없이 보내줘야 하는 상황에 처해진다. 때마침 리버풀에서 좋은 제안이 도착했고, 슈투트가르트는 돈을 선택한 것이다.
실력적으로는 이미 분데스리가에서 인정을 받은 선수다. 독일 축구전문지 '키커'는 매 시즌마다 선수를 평가하는데 해당 평가를 '랑리스테'라고 부른다. 전반기와 후반기를 나눠서 평가하며 월드 클래스, 인터내셔널 클래스, 내셔널 클래스로 평가등급을 나눈다.
와타루는 지난 시즌 전반기, 후반기 모두 랑리스테에서 인터내셔널 클래스로 분류됐다. 순위도 6위로 동일했다. 와타루가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최고의 레벨까지는 아니지만 독일 무대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선수라는 건 꾸준히 입증해온 셈이다.
일본 국가대표팀에서도 와타루는 중요한 선수였다. 2015년 일본 국대에 데뷔한 와타루는 2020년부터 확실한 주전 자리로 올라섰다. 2022년부터는 주장을 역임하기 시작했다. 2022 카타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16강 진출에도 크게 공헌했다.
와타루 같은 수비형 미드필더 영입은 리버풀에 매우 필요했던 영입이었다. 조던 헨더슨과 파비뉴가 동시에 사우디아라비아 리그로 이적하면서 리버풀은 중원 리빌딩을 반드시 진행해야 했다.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와 도미니크 소보슬러이를 빠르게 영입하면서 공격적인 역할을 맡아줄 선수는 채워졌다. 파비뉴의 공백을 채워줄 선수가 급했다. 리버풀이 원래 노렸던 선수는 로메로 라비아였다. 사우샘프턴에서 두각을 나타낸 유망주였지만 첼시가 더 좋은 제안을 제시하면서 가로챘다.
이에 분노한 리버풀은 첼시의 타깃인 모이세스 카이세도를 하이재킹하려고 시도했다. 리버풀은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를 뛰어넘어 EPL 역사상 최고 이적료를 브라이튼에 제안했다.
당시 영국 'BBC'는 "리버풀이 1억 1100만 파운드(약 1875억 원)로 카이세도 영입에 합의했다. 첼시가 엔조 페르난데스에게 지불한 1억 700만 파운드(약 1824억 원)를 초과한다. 위르겐 클롭 감독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에 실패한 이후 스쿼드를 재건하기 위한 다양한 옵션을 찾고 있다"라고 전한 바 있다.
브라이튼은 리버풀의 제안을 곧바로 수락해 선수와 협상에 나설 수 있도록 만들었다. 리버풀은 카이세도 영입을 위한 모든 절차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카이세도마저 리버풀이 아닌 첼시를 선택했다. 카이세도는 리버풀에 첼시로 이적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선수가 리버풀로의 이적을 원하지 않으면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카이세도는 첼시의 제안을 기다렸고, 첼시 선수가 됐다. 첼시는 15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카이세도 영입을 발표하게 되어 기쁘다. 그는 기본 8년에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된 조건에 동의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타깃을 영입하는데 2번이나 첼시와의 경쟁에서 패배한 리버풀은 와타루 영입을 서둘러 진행했다. 이적시장이 얼마 남지 않았고, 시즌이 이미 개막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리버풀 팬들은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리빌딩이 필요한 시기에 너무 나이가 많은 선수를 영입했기 때문이다. 와타루는 1993년생으로 젊지 않다. 알 이티하드로 떠나버린 파비뉴와 동갑이다. 리빌딩에 어울리는 나이대가 아니다.
또한 결정적으로 리버풀의 주전으로 자리매김할 실력이 있는지가 의문이다. 슈투트가르트에서 인정을 받았고, 일본 국대에서도 잘하는 건 사실이지만 리버풀은 맨체스터 시티, 아스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같은 팀과 경쟁해야 한다. 로드리, 카세미루, 데클란 라이스 같은 다른 빅클럽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에 비해 실력과 이름값 모두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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