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배 침몰’ 발언, 與 노선 투쟁 신호탄 되나

김승재 기자 2023. 8. 17.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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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에서 열린 '해결사! 김기현이 간다-강력범죄대책 마련 현장방문'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8.7/뉴스1

국민의힘 친윤 핵심인 이철규 사무총장이 당내 의원들에게 “배를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함께 승선 못 한다”고 한 발언을 두고 이틀째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비윤계는 “공천을 무기로 건전한 내부 비판까지 막으려 한다”며 반발했고, 일각에서는 “‘배 침몰’ 발언이 당내 노선 투쟁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인천 지역 4선의 윤상현 의원은 17일 본지 통화에서 이 사무총장 발언이 유승민 전 의원, 이준석 전 대표, 윤 의원 자신 등을 겨냥했다는 해석에 대해 “당이라는 배가 앞으로 나아가기를 바라지 좌초하기를 바랄 리가 있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당이 어려워지면 내년 총선에서 낙선할 사람은 영남·강원권에 있는 지도부가 아니라 나 같은 수도권 의원들”이라며 “‘수도권 위기론’ 등의 쓴소리는 당에 대한 충정에서 하는 말”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YTN 방송에 출연해 이 사무총장을 향해 “본인한테는 배에 난 구멍이 안 보이는 것 같은데, 남 탓할 것 없이 배 자체가 위험한 상황이니까 내부 수리부터 하라”고 했다.

앞서 이 사무총장은 전날 비공개로 진행된 의원총회에서 “함께 항해하는데 노를 거꾸로 젓고, 구멍이나 내는 승객은 승선할 수 없다”며 “본인 생각만 가지고 당 전체를 비하하거나 폄훼하는 경솔한 언행은 본인이나 당 조직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승선 불가’가 ‘공천 배제’를 뜻한다는 해석 등이 나오며 논란이 커지자, 이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의 같은 구성원으로서 모욕하고 조롱하지 말자는 당부의 이야기였다”며 “한두 사람이 말 잘못해서 당의 위상이 떨어지고 사기 저하되는 걸 자제해달라는 데 뭐가 잘못됐단 말이냐”고 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현 지도부는 수도권 위기론에 대해 누구보다 큰 경각심을 갖고 대비를 해나가고 있는데, 일부 당내 인사들이 ‘혁신위를 구성해야 한다’ ‘인물난이 심각하다’ ‘당대표가 대통령실의 왕수석 대변인’이라면서 되레 위기론을 부추기는 듯한 언행을 보이고 있어 사무총장이 경고성 메시지를 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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