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한 쪽씩 떼어 아내이자 엄마 살린 父子… “사랑의 가족”

김주영 2023. 8. 17.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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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춘천시에 사는 60대 아버지와 40대 아들이 나란히 자신의 간 한 쪽씩을 이식해줘 아내이자 어머니를 살려낸 사연이 알려졌다.

17일 지역사회와 언론 등에 따르면 춘천시민 서규병(69)씨와 아들 현석(40)씨 부자는 지난달 말 서울의 한 병원에서 아내이자 어머니인 고명자(68)씨에게 각각 한 쪽 간을 떼어줬다.

아내에게 한 쪽 간을 떼어준 서씨는 일선 형사로 재직한 전직 경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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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경찰관 서규병씨·아들 현석씨 부자
현석씨, 장애 불구 이식수술 결심 “효자”
수 년 전 첫째 잃었지만 ‘사랑’으로 극복
고명자씨 회복 중… 손글씨로 마음 전해

강원 춘천시에 사는 60대 아버지와 40대 아들이 나란히 자신의 간 한 쪽씩을 이식해줘 아내이자 어머니를 살려낸 사연이 알려졌다. 이 가족은 아픈 과거가 있음에도 서로를 향한 사랑으로 극복해내며 주위를 훈훈하게 만들었다.

17일 지역사회와 언론 등에 따르면 춘천시민 서규병(69)씨와 아들 현석(40)씨 부자는 지난달 말 서울의 한 병원에서 아내이자 어머니인 고명자(68)씨에게 각각 한 쪽 간을 떼어줬다. 장시간 이어진 이식수술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고씨의 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서씨 부자는 한동안 가슴을 졸이며 지켜봐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내에게 한 쪽 간을 떼어 준 서규병씨(왼쪽)와 아내 고명자씨. 뉴시스
다행히 고씨는 차츰 회복돼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 고씨가 간을 이식받지 못했더라면 생명이 위험할 뻔했다. 아내에게 한 쪽 간을 떼어준 서씨는 일선 형사로 재직한 전직 경찰관이다. 퇴직 후 부영그룹에서 일하다 이번에 간 이식수술을 하기 위해 직장을 떠나야 했다. 아들 서씨는 평생 장애를 앓았다. 심성이 고와 “효자” 소리를 듣는다고 한다.

이 가족은 부부의 첫째 아들이자 현석씨의 형을 수 년 전 잃은 아픔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첫째 아들은 치료약이 없고, 현대 의학으로는 고칠 수 없는 심장 질환을 앓고도 기적처럼 살아나서 장성했지만 안타깝게도 세상을 떴다.

서씨 부자는 독립운동가이자 한국전쟁 참전 용사인 서성섭씨의 아들이자 손자이기도 해 눈길을 끈다. 서성섭씨는 어린 시절 강원 홍천군의 한 국민학교 연못에 무궁화를 몰래 심다가 일본 순사들에게 발각돼 고향을 떠나 피신했다. 그는 한국전쟁 땐 소대장으로 참전해 홍천 삼마치 전투에서 조국을 지키다 전사, 지금은 국립묘지에 잠들어 있다.

이번 수술 과정에서 서씨 부부는 부영그룹 이중근 창업주에게 연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아직 말을 하지 못 하는 고씨는 삐뚤빼뚤한 글씨로 남편과 아들, 이 창업주 등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 창업주가 지난 14일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은 일도 언급했다. 지인들은 이 가족을 가리켜 “사랑의 가족”이라고 표현하며 고씨의 빠른 회복을 빌고 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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