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패배 스페인 사회노동당, 하원의장 배출…중도좌파 재집권 가능성 커졌다
중도 표방 카탈루냐연대당 7표 모두 진보로
스페인 하원이 17일(현지시간)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노동당(PSOE) 소속 프란시나 아르멩골 의원을 하원의장으로 선출했다. 지난달 총선에서 우파와 좌파 진영 어느 쪽도 과반을 넘지 못해 연정 구성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총리 선출 투표의 전초전으로 여겨진 이번 하원의장 선거에서 좌파 진영이 승리한 것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진행된 스페인 하원의장 선거에서 아르멩골 의원은 총 350표 가운데 178표를 얻어 당선됐다. 지난 총선에서 1위를 차지했던 중도우파 국민당(PP) 후보는 139표에 그쳤다.
이번 하원의장 선거는 지난달 23일 총선 이후 보수와 진보의 첫 맞대결이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지난달 총선 결과 국민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 연합이 171석, 사회노동당이 이끄는 진보 진영이 171석을 차지해 양측 모두 총리 배출을 위한 과반(176석) 확보에 실패했다. 이 때문에 연정 협상 과정에서 어느 진영도 과반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총선을 다시 치뤄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유로뉴스 등은 중도를 표방한 카탈루냐연대당(7석) 표가 전부 사회노동당 등 진보 진영에 쏠렸다고 분석했다. 사회노동당은 카탈루냐연대당을 포섭하기 위해 카탈루냐어를 스페인 공식 언어로 인정하고, 카탈루냐 지역 주민들의 권익을 높이겠다는 등의 당근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현 집권당인 사회노동당 소속 페드로 산체스 총리 대행이 새 정부를 구성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AP통신은 “새로운 중도좌파 정부 탄생의 길이 열렸다”고 평가했고, 유로뉴스는 “사회노동당이 재집권을 위해 얼마나 섬세하게 준비했는지 확인했다”고 진단했다.
하원은 다음 달 총리 선출을 위한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선 하원의장과 총리 선출의 무게감이 다른 만큼 카탈루냐연대당의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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