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상반기 이익 ‘반토막’
12월 결산 615개 상장사
영업익 52%·순익 57% 줄어
2005년 이후 최대 감소폭
삼성전자 등 대기업 실적 부진
2차전지 속한 IT 부품은 82% 급감
올 상반기 국내 상장회사들이 지난해 동기의 절반에 못 미치는 이익을 거뒀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적자 기업이 늘어나고 부채비율도 높아지면서 재무 여건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 악화에 따른 구조조정과 법인세 감소 등 향후 고용과 투자, 세수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17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자료에 따르면 12월 결산 615개 코스피 상장회사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52.45% 감소한 53조1083억원, 순이익은 57.94% 내린 37조6886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합 거래소가 출범한 2005년 이래 최대 이익 감소폭이다. 상장회사협의회 관계자는 “기업 실적이 2021년 정점을 찍고 미·중 갈등 등으로 대외 여건이 악화하면서 작년부터 하강 곡선을 그리기 시작해 더 안 좋아진 상태”라며 “올해 상반기에는 삼성전자와 한전 등 대기업 실적이 주로 나빠졌다”고 밝혔다.
코스닥시장 상장기업들의 실적도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12월 결산 1112개 코스닥 상장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5조6000억원과 4조1000억원으로 각각 36.1%, 4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전반적으로 흑자 기업은 줄고 적자 기업은 늘면서 재무 여건도 악화했다. 코스피 상장사 615개 중 순이익 흑자를 거둔 기업은 469곳(76.26%)으로 26곳 감소했고 적자 기업은 146곳으로 늘었다. 연결 부채비율은 올해 6월 말 기준 112.69%로 작년 말보다 0.06%포인트 높아졌다.
코스닥 시장 분석 대상 1112개 회사 중 순이익 흑자 기업은 675개, 적자 기업은 437개로 집계됐다. 흑자 기업 비중은 전체의 60.7%로 작년 상반기보다 낮아졌고 적자 기업 비중은 39.3%로 높아졌다. 코스닥 상장사 부채비율도 6월 말 기준 108.8%로 작년 말(107.2%)보다 1.6%포인트 높아졌다.
코스피 연결 기준 17개 업종 중 영업이익이 증가한 분야는 기계(62.02%), 비금속광물(26.71%), 운수장비(84.71%), 유통(2.56%), 통신(3.26%) 등 5개에 그쳤다. 코스닥 상장사의 업종별 영업이익을 보면 2차전지 분야가 속한 정보기술(IT)부품이 작년 대비 82.9% 급감했다. 그 외 반도체(-78.9%), 인터넷(-62.2%), 소프트웨어(-11.6%), 통신장비·디지털콘텐츠·통신방송서비스(적자 전환) 등 IT업종이 모두 부진했다.
한편 금융업종 내 은행, 보험, 증권 등 대다수 상장사는 개선된 실적을 거뒀다. 금융업 42개 회사의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7조7015억원, 21조1875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5.27%, 5.56% 늘어났다. 연결 순이익 규모는 금융지주 12조2093억원, 보험 5조2073억원, 증권 1조9881억원, 은행 1조3991억원 순이다. 순이익 증가율은 은행(19.13%)과 증권(15.06%)이 높았고 보험(5.77%)과 금융지주(4.19%)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시장에서는 7월 실물지표로 확인된 중국 경기의 둔화 가능성이 커진 만큼 한국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예상보다 지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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