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판 등 거래 ‘리셀 플랫폼’ 이용자, 5명 중 1명 피해 경험

‘품질 하자’ 구제 신청 52%…소비자원 “분쟁 해결 절차 등 전반적 미흡”

30대 남성 A씨는 지난해 8월 재판매(리셀) 플랫폼을 통해 운동화를 14만7800원에 구입했다.

하지만 제품을 확인해보니 겉창 마감 불량 등 하자가 있었고 플랫폼 측에 환급을 요청했다. 재판매 플랫폼에서는 제조 공정상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며 환급을 거절했다.

최근 한정판 제품을 온라인에서 재판매(리셀)하는 젊은이들이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플랫폼 이용자 5명 중 1명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품질 하자나 검수 불량이 많았고, 취소 수수료 등도 너무 높았다. 특히 10대 소비자를 보호하는 장치도 미흡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3년간(2020~2022년) 재판매 플랫폼 관련 피해 구제 신청이 총 194건 접수됐다고 17일 밝혔다. 2020년 18건에서 2021년에는 39건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37건으로 급증했다.

구제 신청 사유는 품질 하자가 101건(52.1%)으로 가장 많았고, 계약해제·위약금 문제 57건(29.4%), 검수 절차·약관 등에서의 부당행위 21건(10.8%) 순이었다.

품목별로는 운동화가 125건(64.4%)으로 비중이 가장 컸고 의류 19건(9.8%), 샌들·구두 15건(7.7%) 등이었다.

소비자원이 지난 4∼5월 재판매 플랫폼 이용 경험이 있는 만 14∼6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조사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20.5%(205명)가 거래 과정에서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소비자원은 이를 토대로 크림·솔드아웃·스탁엑스·아웃오브스탁 등 국내 재판매 플랫폼 4곳의 운영 실태를 점검한 결과 문제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재판매 플랫폼은 상품가격의 3∼12%를 수수료로 챙기면서도 소비자 분쟁 해결을 위한 기준·절차는 크게 미흡했다. 특히 플랫폼이 책임져야 하는 제품 검수 기준을 구체적으로 공개하는 곳은 크림, 솔드아웃 2곳에 불과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