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좁고 비품에 쌓인 휴게공간…열악한 환경 여전
[KBS 광주] [앵커]
지난 2019년 서울대 청소노동자가 창문도 없는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을 계기로 50인 이상 사업장에 휴게시설 설치가 의무화됐습니다.
내일부터는 50인 미만 사업장으로도 설치가 확대되는데요. 전남지역 대학의 휴게시설 실태는 어떤지, 곽선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남의 한 대학.
지난 2020년 신축한 건물에 청소노동자들의 휴게실이 있습니다.
에어컨과 조리시설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공간도 넓어 만족도가 높습니다.
[청소노동자 : "좋죠. 이렇게 휴게실이 있으면 좋죠. 계속 일한다고는 해도 쉬는 때도 있어야죠. 요새는 너무 더우니까 숨이 막 찰 때가 있어요."]
반면 조리 노동자들이 쉬는 곳은 오래된 건물에 있어 상황이 다릅니다.
성인 한 명이 겨우 누울 정도로 비좁고, 에어컨도 최근에야 설치했습니다.
또 다른 대학은 휴게실 안에 각종 전기장비가 설치돼 노동자들이 소음에 노출돼 있습니다.
이 대학의 휴게실은 각종 화장지와 각종 청소용품 등 비품이 쌓여 있고, 쉴 공간은 2인용 소파가 전부입니다.
전남노동권익센터가 전남 13개 대학의 노동자 휴게공간을 조사한 결과, 95%가 휴게시설이 설치돼 있지만 개선도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사에 응한 노동자 193명 가운데 69.8%가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냉난방기 설치율이 70%대에 그쳐 폭염이나 강추위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땀을 많이 흘리는 청소나 조리업무의 특성상 꼭 필요한 세면실이나 샤워시설이 설치된 경우도 절반 정도에 그쳤습니다.
이 때문에 노동자들은 개선 사항으로 샤워 시설 설치와 여름철 에어컨 설치와 가동, 넓은 공간 확보 등을 요구했습니다.
[문보현/전남노동권익센터 정책기획팀장 : "(휴게실 기준이) 최저기준이어서 형식적으로는 갖춰졌어요. 휴게실 비품, 그 다음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물 사용 샤워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다..."]
하지만 일부 대학들이 학생 수 감소 등으로 인한 경영 악화로 노동자 휴게 공간 개선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어 정책적 지원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곽선정입니다.
촬영기자:신한비/영상편집:이두형
곽선정 기자 (coolsu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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