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없는 태백, 여름엔 스포츠 메카
해발 1300m에 위치한 스포츠 시설 평균기온 21~22도 ‘쾌적’
대회 등으로 약 2만명 유입…시, 5일 이상 훈련 땐 비용 지원
“한여름에도 종일 시원한 바람이 불고 열대야도 없어요. 한마디로 별천지죠. 경기를 진행하거나 훈련을 하는 데 안성맞춤인 것 같아요.”
강원 태백시 고원1구장에서 지난 11일 개막한 ‘제59회 추계대학축구연맹전’에 참가한 선수 대부분은 “예상했던 것보다 기온이 낮아 경기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는 27일까지 태백지역 7개 경기장에서 진행되는 이번 대회에는 85개 팀, 4000여명이 참가해 모두 165경기를 치른다. 영남지역의 한 대학팀 선수는 “운동하기에 적합한 환경이어서 대회가 끝난 이후에도 이곳에서 전지훈련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른 구기종목 대회도 많이 열려 태백지역이 마치 또 다른 거대한 선수촌이 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이달 중 태백지역에서는 추계대학축구연맹전을 비롯해 7개 스포츠 행사가 연이어 개최된다. 지난달에도 ‘태백산기 전국남녀궁도대회’ 등 6개 대회가 열렸다. 7~8월 태백에서 개최된 13개 대회에 참가한 선수만 1만8000여명에 달한다. 대회 관계자와 외지 관람 인원까지 포함하면 2만명을 훌쩍 넘어선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기 전국남녀중·고등학교태권도대회의 경우 19년째 태백에서 개최되고 있다.
전지훈련 열기도 뜨겁다. 전주 KCC 프로농구단을 비롯해 육상과 태권도, 야구, 축구 등 6개 종목 37개 팀의 선수들이 지난달부터 태백지역을 잇달아 방문해 전지훈련을 하고 있다. 한여름에도 불구하고 태백지역에서 각종 대회와 전지훈련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다른 지역에 비해 기온이 낮고 스포츠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백두대간 중추에 위치해 평균 해발이 965m인 고원도시 태백시의 7~8월 평균기온은 21~22도에 불과하다.
추계대학축구연맹전 개막일인 지난 11일 태백지역의 평균기온은 22.1도였다. 낮 최고기온도 28.1도에 그쳤다. 대구(평균기온 27.5도, 낮 최고 32.5도)와 강릉(평균기온 27.7도, 낮 최고 33.2도) 등 다른 지역 날씨와 비교하면 기온이 얼마나 낮은지 알 수 있다. 태백선수촌 운동장(해발 1330m)을 비롯해 각종 스포츠시설이 해발 1000~1300m 고지대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도 선수단 유치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김지원 태백시 스포츠기획팀 주무관은 “기온과 습도가 낮은 고지대에서 훈련하면 심폐기능 강화와 지구력 향상에 도움이 되다 보니 여름철마다 전지훈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더 많은 선수단을 유치하기 위해 지역에서 5일 이상 전지훈련을 하면 숙박비와 외식비의 10~20%를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2005년 고지대 스포츠 훈련장 특구로 지정된 태백시는 스포츠 대회와 전지훈련 선수단 유치를 통해 2021년 696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838억원가량 경제효과를 얻었다. 이상호 태백시장은 “앞으로 스포츠 마케팅을 더욱 활성화해 고지대 스포츠 훈련장 특구 도시로서의 위상을 강화할 것”이라며 “선수단이 최상의 환경에서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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