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선 불가” 이철규, 비판 받자 “뭐가 문제냐”
“당연 사무총장이 해야 할 일”
당 대변인도 공개 두둔 나서
‘진박’ 공천 논란 재연 우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사진)이 17일 “우리 당원인 국회의원이 우리 당을 폄훼하고 모욕하는데 그걸 제지하자는 부탁을 못하느냐”고 말했다. 전날 의원총회에서 “배에 구멍을 내는 승객은 승선할 수 없다”고 발언한 데 대해 “닫힌 정당을 지향하느냐”는 비판이 제기되자 ‘뭐가 문제냐’며 되받은 것이다.
이 총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당원들이 자신에게 ‘내부총질’이라고 보낸 문자메시지를 보여주며 “당원 뜻을 전달하는 게 당연히 사무총장이 해야 할 일”이라고 해명했다.
이 총장은 “최근 의원 몇분이 방송에 나가 당을 폄훼하고 조롱하고 모욕했다. 그런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당원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면서 “당을 모욕하는 걸 내버려두고 잘했다고 박수쳐야 하냐”고 말했다. 그는 격앙된 어투로 “당을 모욕한 발언들이 있었다는 걸 모르냐”면서 “어떤 이야기인지는 검색을 해보라”고 했다.
이 총장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에게 “배를 목적지까지 가게 하려면 노를 함께 같은 방향으로 가야 할 텐데 거꾸로 노를 젓는다든가 배에 구멍을 낸다든가 승객이 탔는데 거짓 선동을 해서 침몰하게 한다면 함께 승선할 수 없다”고 했다. 당 지도부와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의원들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사무총장으로서 당연하게 해야 할 얘기”라면서 “당의 정체성, 당이 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한 폄하나 비하를 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우려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장의 ‘승선 불가’ 발언은 ‘2016년 진박(진짜 친박근혜) 공천 논란’이 내년 총선 공천에서도 재연되는 것 아닌가 하는 당내 의원들의 불안감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당에서 수용을 하는 것이 건전한 정당”이라면서 “우리가 열린 정당을 지향하지, 닫힌 정당을 지향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4선인 윤 의원은 지난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수도권 위기론은 현실”이라며 당 지도부의 지도력 부재를 비판한 바 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징계받은 사람은 당연히 공천이 안 되거나 크게 불이익을 받거나 할 것”이라며 “말조심하라는 이야기”라고 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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