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도심 공원서 성폭행…“어디든 치안 사각” 공포에 떠는 시민들

2023. 8. 17.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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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7시께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강간상해 사건이 발생한 공원 진입로로부터 불과 20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곳이다.

이날 발생한 강간상해 사건도 이런 산 내부에서 벌어졌다.

지난달부터 무차별 흉기난동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데 이어, 온라인상 살인예고 글도 잇따르면서 경찰이 일일 1만여명을 투입해 다중밀집지역을 중심으로 특별치안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시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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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 도심 공원서 강간상해 발생
잇따른 흉악범죄에 시민들 불안
“어디든 치안 사각지대”
강간상해 사건이 발생한 서울 시내 한 공원 인근 야산. 박혜원 기자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17일 오후 7시께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강간상해 사건이 발생한 공원 진입로로부터 불과 20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곳이다. 이 공원에 수차례 방문한 적이 있다는 박모(45)씨는 “안 좋은 사건들이 많이 일어나니 치안을 강화한다고는 하지만 여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번화가도 아니라 경찰을 많이 본 적도 없다”며 “경찰이 모든 길목을 지키고 서있을 수도 없는 건데 어디든지 사각지대라는 두려움이 든다”고 털어놨다.

이날 찾은 범행장소 인근 공원은 평일 저녁 시간대임을 감안하더라도 인적이 매우 드문 상태였다. 진입로로부터 산책로를 따라 아스팔트 도로가 깔려있지만 100여m 남짓 올라가면 포장되지 않은 야산 둘레길이 나타났다. 둘레길을 벗어나 폐쇄회로(CC)TV나 가로등을 찾아볼 수 없는 산 내부 길로도 쉽게 진입할 수 있었다.

이날 발생한 강간상해 사건도 이런 산 내부에서 벌어졌다. 경찰은 이날 낮 12시 10분 이 공원 인근 야산 중턱에서 30대 남성 A씨를 현행범 체포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시각을 오전 11시께로 추정하고 있다. A씨는 30대 여성인 피해자를 때리고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현재 이 남성과 피해자가 서로 모르는 사이였던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자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현재 의식이 없으며 생명이 위중한 상태로 알려졌다.

강간상해 사건이 발생한 서울 시내 한 공원 인근 야산 진입로. 박혜원 기자

범행이 발생한 장소는 평일 오전 시간대는 특히 인적이 드물다는 것이 이곳 주민들의 설명이다. 이 공원에서 만난 최모(30)씨는 “운동하러 자주 공원을 찾아오긴 하지만 가로등도 없는 데다 관리가 전혀 되지 않아 대부분은 포장된 도로 쪽으로만 다녀봤다”고 말했다. 김모(40)씨 역시 “산책하러는 가끔 다녀봤지만 자녀들에게는 웬만하면 가지 말라고 말을 해뒀다”고 했다.

지난달부터 무차별 흉기난동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데 이어, 온라인상 살인예고 글도 잇따르면서 경찰이 일일 1만여명을 투입해 다중밀집지역을 중심으로 특별치안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시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김씨는 “주거지도 밀집하고 상권도 그리 멀지 않은 곳인데 대낮에 이런 사건이 발생해 치안활동도 소용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범행이 발생한 장소 인근엔 아파트 400여 세대와 빌라가 밀집해 있는 데다 번화 상권으로부터는 불과 1km 남짓 떨어져 있다.

한편 경찰은 A씨의 계획범죄 여부 및 의료기록과 인터넷 검색 기록 등을 통한 정신질환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A씨는 범행 당시 술을 마시거나 마약을 한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오는 18일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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